▲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삼백초는 자생지가 제주도로 해안가 밭이나 개울가의 습기 있는 곳에 자라는 삼백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플로 지리산 일부지역에도 자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자연이 파괴됨으로서 자라던 자리를 스스로 옮길 수 없는 식물의 특성상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할 수밖에 없다.

제주도 역시 자생지가 많이 파괴되어 개체수가 줄어들어 야생상태에서 관찰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지금은 멸종위기종 2위로 분류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고 식물원이나 약초원 여러 곳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또한 중요한 한약재에 속하므로 상업적 목적으로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다.

삼백초는 50-100cm 정도 높이로 자라고 계란모양의 잎은 줄기에 어긋나며 잎 표면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연한 흰빛이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 이삭이 달린 바로 아래의 잎 2-3장이 흰색이며 뚜렷한 입 맥 5개가 뻗어있다. 

6-8월에 개화하는 흰 꽃은 활모양으로 휘어진 이삭모양의 꽃차례를 하고 있으며 꽃줄기에 2mm 정도의 아주 작은 꽃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꽃들은 꽃받침과 꽃잎이 없고 6-7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로만 구성되어있는 불완전한 꽃이다.

곤충을 유인하는데 꽃잎의 색은 시각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꽃 이삭 바로 밑에 위치한 잎 2-3개가 꽃이 필 무렵에 흰색으로 변하는 것은 꽃잎이 없는 이 식물의 결손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삼백초 꽃의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꽃 이삭 모양이 U자를 엎어 놓은 모양으로 꽃 이삭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꽃이 절정을 맞이한 꽃이라는 점이다. 삼백초는 옅은 향기가 있으나 꽃에는 꿀이 없으므로 이 꽃을 찾는 곤충류는 꽃가루를 먹으러 찾아오는데 곤충이 앉기가 가장 편한 장소가 바로 휘어진 등 부분이다. 곤충이 가장 쉽게 먹이를 먹을 수 있는 장소에 가장 성숙한 꽃이 있는 것이다. 수정이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함으로서 종족보존에 보탬이 되는 셈이다.

꽃 이삭 끝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이직 피지 않은 꽃이고 꽃자루 밑쪽에 있는 꽃들은 피었다가 수정을 끝낸 시들거나 시들어 가는 꽃이다. 결과적으로 꽃 이삭은 굽은 형태에서 서서히 바로 서게 된다. 많이 굽을수록 싱싱한 꽃이고 곧게 서있는 꽃대는 수명을 다한 꽃이다.

삼백초(三白草)란 식물명은 한자명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꽃과 잎 그리고 뿌리 3가지가 백색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꽃이 필 무렵이면 꽃 이삭 밑의 잎 2-3개가 흰색으로 변한다 하여 삼백초란 이름이 생겼다고 전하기도 한다.

제주도는 여자, 바람, 돌 3가지가 많은 삼다도(三多島) 또는 도둑, 거지, 대문 3가지가 없는 삼무도(三無島)라 한다. 제주도 특산인 삼백초(三白草)의 이름에 석 삼자(三)자가 들어간 것은 식물의 작명치고는 보기드믄 수준작이라고 생각된다.

라틴명의 속명인 ‘사우루루스‘(Saururus)는 희랍어로 ’도마뱀‘이라는 뜻의 사우로스(sauros)와 ’꼬리‘의 뜻인 오우라(oura)의 합성어로 ’도마뱀꼬리‘라는 뜻이다. 서양 사람들 눈에는 꽃 이삭의 모양이 마치 도마뱀꼬리를 연상시켰던 모양이다.

한방에서는 꽃을 포함한 잎과 줄기 말린 것을 삼백초라 하고 뿌리를 삼백초근(三白草根)이라 하며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정도로 각종 질환이 나열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대개 단일 약초만을 사용하지 않고 유사한 작용이 있는 약초 여러 개를 혼합하여 사용한다.

단일 약초의 약효에 집착해서 단독으로 집중 사용하는 것은 독성에 노출될 위험이 있음으로 추출물이나 농축액을 상품화해서 판매되는 것을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의학적인 연구결과에 의하면 백혈병 세포증식을 억제하고 뿌리성분 중에는 혈당강하작용도 밝혀 진 바 있다. 전초에 정유가 있으며 정유의 주성분은 메틸 n-노닐케톤(methyl n-nonyl ketone)이고 잎에는 퀘르세틴(quercetin), 퀘르시트린(quercitrin)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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