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 냉초(Veronicastrum sibiricum)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2020-01-08 10:20
▲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요즘 시내 거리를 거닐다 보면 옛날 가난했던 시절에 비해서 길거리가 잘 정리정돈 되어 있다는 점 외에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이 화단조성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나무 종류 이외에 화려한 예쁜 꽃으로 단장되어 있다. 우리 토종 꽃이 아니고 대부분 외래 원예종인 점이 아쉽다.

일반적으로 외래종은 얼핏 보기에 꽃송이가 커서 화려해 보이지만 아기자기한 우리 꽃의 토종미를 따르지 못한다. 행정당국에서는 우리 꽃을 보존하고 알리는 일에도 성의를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냉초는 관상 가치 면에서 주목을 끌 만큼 꽃이 예쁘거나 화려하지 못하다. 그런 측면에서 냉초는 불리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의외로 정원 꾸미기에 냉초가 빠지지 않는다.

아마도 기다란 꼬리 모양의 이삭 꽃이 식물 전체의 튼실한 몸매와 어울린 균형 잡힌 조형미 때문이리라 짐작된다. 동아시아 종 냉초의 원예종이 많이 개발되어 다양한 색깔과 모습을 연출하는 점도 정원 식물로 선택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냉초는 기다란 꼬리 모양의 이삭에 자잘한 작은 홍자색 꽃이 다닥다닥 붙은 형태의 꽃을 피운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분포하지만, 경기도와 강원도 이북의 습한 땅의 풀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현삼과에 속하며 북방계 식물에 속한다.

줄기가 갈라지지 않고 50cm에서 1m 정도까지 곧게 자라고 털이 나 있다. 기다란 타원형 잎은 잎자루가 없으며 3~8장씩 줄기에 여러 층으로 돌려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7~8월에 줄기 끝에 기다란 꼬리 모양 꽃대가 생기고 대여섯 개의 작은 꽃대가 원 줄기 꽃대 주위에 돌려 돋아난다. 이들 꼬리 모양 이삭에 작은 홍자색 꽃이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차례로 촘촘히 핀다. 꽃에는 꿀과 향기가 있어서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므로 훌륭한 밀원식물이다. 꽃 이삭을 구성하고 있는 작은 꽃 하나하나는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이 모두 갖추어진 완전화이다.

꽃받침은 5개이고 화관은 통 모양으로 끝이 4개로 갈라진다. 길이가 같은 3개의 기다란 꽃대가 꽃송이 밖으로 뻗어있는데 2개는 수술대이고 한 개는 암술대이다. 수술대 끝에는 꽃밥이 달려있다.

냉초(冷草)는 ‘숨위나물’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한자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의 냉증에 좋은 풀이라 하여 얻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속명 베로니카스트룸(Veronicastrum)은 성 베로니카(St.Veronica)에서 왔으며 종명 시비리쿰(sibiricum)은 시베리아 지방을 의미한다. 시베리아에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다.

성녀 베로니카는 예수가 십자를 메고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갈 때 이마에 흐른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 준 여성으로서 땀 닦은 손수건에 예수의 형상이 새겨졌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성경에는 이 같은 내용의 기록이 없다.

냉초와 비슷한 모양의 꽃을 피우는 식물에 꼬리풀이 있다. 훨씬 큰 키에 튼튼한 모습의 냉초에 비해서 식물체 자체가 왜소하다. 하지만 꽃송이 모습은 완전히 빼닮았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포함한 식물 전체를 건조한 것을 참룡검(斬龍劍) 또는 초본위령선(草本威靈仙)이라 하고 감기, 근육통, 신경통, 해독, 통경제 등으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특히 당뇨, 고혈압, 노인질환과 같은 성인병에 좋다 하여 농장에서 재배한 냉초를  분말, 산제, 또는 차 형태로 제품화하여 판매되기도 한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구토를 강제로 유발하거나 피를 깨끗하게 하려고 냉초 뿌리를 차로 마셨다는 기록이 있으며 서양의 옛 약초상들은 담즙분비 장애에 냉초 뿌리를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고 많은 문헌에 기록되어 있으나 독초이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먹더라도 쓴맛이 강함으로 데쳐서 물에서 충분히 울어낸 후에 사용해야 한다. 알려진 성분으로 루테올린-7-글루코사이드(luteolin-7-glucoside)와 미네코사이드( minecoside)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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