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 애기나리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2019-07-24 09:38
▲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4월 말부터 5월 초순에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애기나리가 있다. 애기나리는 비교적 높은 산 속의 침엽수 주변 응달진 곳에 자라는 여러해살이식물로 백합과에 속한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무리 지어 자란다.

줄기는 갈라지지 않고 15~30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자라고 줄기 윗부분이 약간 비스듬히 휘어진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톱니가 없고 서로 어긋나며 잎자루가 없다. 4~5월경에 줄기 끝에 자라난 1~2개의 꽃줄기에 각각 흰 꽃이 한 송이씩 아래를 향하여 핀다.

꽃잎은 6개로 갈라지고 끝이 뾰족하다. 수술은 6개이고 꽃밥은 황색이며 암술은 1개이고 암술머리가 3개로 갈라진다. 수술과 암술 모두 돌출되어 있다.

애기나리와 비슷한 종으로 큰애기나리와 금강애기나리가 있다. 큰애기나리는 식물 전체의 모습이 애기나리와 닮아서 구별이 쉽지 않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애기나리보다 식물 자체가 크고 중요한 구별 포인트는 줄기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는 점과 꽃송이가 2~3개로 많다는 점이다.

금강애기나리는 줄기가 하나인 것은 애기나리와 동일하지만, 꽃잎에 자주색 반점이 많다. 이들 식물은 가을에 콩알보다 작은 열매를 맺는데 애기나리와 큰애기나리의 열매는 검게 익지만, 금강애기나리의 열매는 붉은색이다.


식물 이름에 ‘애기’라는 접두사가 붙은 식물명이 많아서 적어도 120종이 넘는다. 동일한 과에 속하는 다른 식물에 비해서 크기가 작고 귀엽고 앙증맞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애기괭이눈, 애기부들 등이 좋은 예이다.

애기나리가 속해있는 백합과 식물은 보통 키가 1 미터 이상으로 자라고 꽃송이도 큼직큼직해서 몇십 배나 된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참나리다. 애기나리는 다른 백합과 식물 꽃과 닮은 작은 꽃을 피우고 귀엽다고 해서 애기나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속명 디스포룸(Disporum)은 희랍어로 ‘둘’이라는 뜻의 ‘디스‘(dis)와 씨를 의미하는 ’스포로스’(sporos)의 합성어이다. 열매의 씨가 2개라는 뜻이다. 종명 ’스밀라시눔‘ (smilacinum)은 청미래덩굴의 희랍명이다. 애기나리의 열매는 작고 둥글며 검은색으로 청미래덩굴 열매와 닮은 데서 비롯되었다.

금강(金剛)이라는 접두사가 붙은 식물명도 많다.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식물에 대해서 ‘금강’이라는 접두사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금강초롱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금강애기나리는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되어서 ‘금강’이라는 접두사를 붙었다는 설명도 있지만, 기록에 의하면 강원도 평창군 진부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진부애기나리’라고도 부른다.

‘금강‘이라는 수식어는 금강산에서 비롯되기는 했지만, 발견 장소가 금강산이 아니더라도 ‘금강’이라는 수식어는 가장 귀하고 소중하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금강애기나리는 후자의 경우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산 중에서 으뜸가는 산이 금강산이고 금강석인 다이아몬드는 보석 중의 보석이며 가장 훌륭한 소나무 목재가 금강송이다.

나리꽃은 한자어로 백합(白合)이고 백합은 성경에 자주 등장한다. 아마도 그래서인지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를 백합과 연관 지은 이야기가 전한다. 구약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이 우주와 삼라만상을 모두 창조한 후에 마지막으로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고 에덴동산에서 살도록 했다.

이브가 뱀의 꼬임에 넘어가 금단의 열매인 사과를 따 먹은 벌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난다. 이브의 죄책감과 회한의 눈물이 흰 나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어린잎과 줄기는 나물로 먹을 수 있고 한방에서는 뿌리줄기를 보주초(宝珠草)라 하고  기침과 천식, 폐결핵에 쓰이고 소화, 장염, 대장 출혈 및 치질에 쓰인다. 밝혀진 성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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