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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영상으로나마 소통을 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말한다. 음성에 추가하여 영상으로 얼굴을 보면서 회의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과학의 덕분으로 다행이긴 하다. 그러나 얼굴을 마주 볼 수 없는 온라인 회의에서는 영 사람 사는 맛이 나지 않는다.
우리 교회는 2020년 후반기부터 순장(筍長) 공부와 순(筍)예배라는 소 그룹 모임을 온라인 영상 회의로 하고 있다. 각각 목요일 아침 6시와 금요일 저녁 8시에 시작되는 모임인데, 영상으로 모이니 새벽과 저녁에 외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 하나는 좋았다. 초기에는 Webex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였는데 요즘에는 Zoom을 더 많이 사용한다.
그럭저럭 둘 다 괜찮긴 한데, 여러 명이 동시에 이야기를 하면 웅웅거리는 소리가 나서 상대방의 말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문제는 공통이다. 특히 찬송가를 부를 때엔 참가자들의 노래가 각기 다른 속도로 들려 박자가 엉망이 된다.
영상 회의에 참여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휴대폰 또는 컴퓨터로 참여할 수 있다. 회의를 주최하는 사람 (호스트)이 필요한 준비를 해 놓은 다음, 참석 대상자 (게스트)에게 몇 시 몇 분에 첨부한 웹싸이트를 누르고 회의에 들어 오라고 카톡을 통해 알려준다. 게스트는 정해진 시간에 그 웹싸이트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물론 일부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이마저 어렵게 느껴지긴 한다.
나는 호스트가 초대한 회의에는 잘 참여할 수 있는데, 내가 호스트가 되어 게스트들을 초청하는 방법은 아직 배우지 못 했다. 누가 알려준 대로 한번 해 보았는데 잘 되지 않았다. 화면에 id와 password를 처 넣으라는 문장이 뜨면 긴장부터 하게 된다. 그러나 누가 옆에서 도와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회의는 전원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방식 외에 ‘온라인-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도 있다. 즉 일부는 회의실에서 만나 대면 회의를 진행하고 다수는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2020년도 약학사 분과학회의 추계 심포지엄의 경우, 현장에는 발표자 4명과 소수의 진행자 및 영상 관련 기술자 서너 명만 나왔다.
또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동창회가 후원하는 ‘제6회 제약관악 포럼’도 포럼 연자 (演者)와 소수의 현장 참석자만 학회장에 모여 대면 포럼을 진행하였다. 현장 참석을 하지 않은 희망자들도 온라인으로 연자의 발표를 보고 들을 수 있다. 학회장 전면(前面)에 걸린 대형 화면에는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뜬다.
그들은 영상을 통해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질문도 할 수 있고 소통도 할 수 있다. 대형화면을 찍으면 온라인 참여자들의 ‘단체 기념사진’이 된다.
영상회의 시 참가자들은 대개 자신의 상반신 모습이 화면에 나오도록 휴대폰의 각도를 설정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상반신 모습에만 신경을 쓴다. 얼마 전 열린 서울대 약대 여동문회의 영상 송년 모임에 참가해 보니, 자신의 얼굴을 예쁘게 ‘뽀샵’ 처리한 사람, 머리에 영상 장식을 얹은 사람 등이 있었다. 상반신만 중시(重視)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영상 회의가 더 일반화되면 옷도 상의(上衣)만 잘 팔리게 되지 않을까? 상반신만 화면에 나오니 아예 하의(下衣)를 제대로 입지 않고 영상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겠다. 이런 사람은 회의 중에 무심히 일어나서 하반신이 영상에 잡히는 일이 없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온라인 영상회의는 앞으로 더욱 편리하게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래도 나는 옛날식 회의 방식이 백 배 천 배 좋다. 부디 2021년에는 서로 만나 악수를 하고 수다를 떨며 회의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하나님 역사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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