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나라 식당에는 세계적으로 내세울만한 문화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주 메뉴에 딸려 나오는 반찬의 가짓수가 엄청 많다.

특히 전라도 식당엘 가면 수많은 반찬 접시가 겹쳐 놓여 식탁 바닥이 안 보일 정도이다. 놀랍게도 그 반찬들은 전부 다 공짜로 무한 리필 된다.

게다가 식사 후에는 ‘셀프’라는 이름의 공짜 커피까지 준다. 나는 식당에서 주는 이 공짜 커피가 세상 커피 중에서 제일 맛있다.

어떤 식당은 손님이 나갈 때 카운터에서 박하 사탕까지 공짜로 준다. 우리나라 식당은 이처럼 인심이 넘쳐나는 장소이다.

반면에 외국의 식당엘 가면 반찬도 두세 가지 밖에 안 주지만 추가로 더 달라고 부탁하면 여지 없이 별도 요금을 징수(?)한다. 심지어 물도 돈을 받는 곳이 많다. 한번은 북경에 있는 식당에 가서 밥을 시켜 놓고 물을 좀 달랬더니 신이 나서 생수병을 들고 오는 것이었다.

웬일인가 했더니 물도 공짜가 아니고 매상을 올리는 상품이었던 것이다. 외국 식당에서 공짜 커피란 언감생심(焉敢生心) 상상도 할 수 없는 메뉴이다. 우선 대부분의 식당이 커피 자체를 취급하지 않는다. 혹시 취급한다고 해도 반드시 비싼 별도 요금을 내야만 한잔 얻어 마실 수 있다. 아무리 비싼 음식을 주문했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반찬이건 커피건 간에 일절 공짜가 없는 외국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땐 종종 야박함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너희들 인생 이런 식으로 살지 말라”고 마음 속으로 나무란다.

외국과 달리 별별 걸 다 공짜로 주는 우리나라 식당에서는 ‘사람 사는 맛, 즉 인심’이 느껴진다. 공짜 인심이 풍요로운 우리나라의 식당 문화가 세계의 표준이 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2. 두 번째로 언급할 것은 우리나라의 인터넷 서비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디를 가도 대개 초고속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에 가보면 사정이 다르다. 얼마 전까지 미국의 호텔은 숙박객에게 인터넷 사용료를 받았다.

또 호텔로부터 무슨 비밀번호인지 패스워드인지를 받아 입력하지 않으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았다. 인터넷 속도도 대개 속이 터질 정도로 느리다. 호텔이 비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나는 인터넷 사용료를 받는 외국 호텔의 조짠함에 분노(?)를 느낀다.

그래서 “너희들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 차라리 호텔비를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인터넷은 제발 공짜로 제공해라. 너희들 대한민국엘 한번 가봐라. 어디 인터넷 사용료를 받는 곳이 있나”라고 역시 속으로 욕을 해 본다. 우리나라의 빠르고 공짜인 인터넷 서비스가 세계의 표준이 되었으면 좋겠다.

3. 세 번째로 자랑스러운 것은 우리의 배달 문화이다. 우리는 거의 모든 상품을 집안에 앉아서 구매할 수 있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물품을 주문하면 퀵서비스와 같은 배달을 통해 신속하게 집으로 배달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티브이를 통한 홈쇼핑 사업이 성황을 이루게 된 것도 이와 같은 배달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덕분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배달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산속이나 해수욕장에서 자장면을 주문해도 배달이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래서 우리민족은 가히 ‘배달의 민족’이다.

주문한 음식을 먹고 난 다음에는 빈 그릇을 집이나 문 앞에 내다 놓기만 하면 상황 끝이다. 얼마나 편리한가! 아내의 홈쇼핑 중독만 방지할 묘책이 있다면, 우리의 배달 문화는 문자 그대로 세계 최고이다. 우리의 배달 문화 역시 세계에 전파할만한 가치가 있는 우리 문화가 아닐까?

과거에는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오직 선진국의 문물들뿐이었다. 풍족하게 사는 선진국 사람들이 하는 언행은 모든 것이 다 멋져 보였다. 그래서 머리카락 물들이기, 길거리에서 키스하기, 혼전 순결 가벼이 여기기 같은 별로 대단할 것 없는 그들의 문화마저 우리의 모방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 와 돌이켜 보니, 오히려 세계에 전파하고 싶은 우리의 문화들이 이것 저것 눈에 띄기 시작한다. 어찌 공짜 거피, 인터넷과 배달뿐이겠는가?

문득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들기도 하는 요즈음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