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 여자들은 좋겠다

약업신문 편집부
2017-07-05 09:38

 

지난 5월 10여년의 아파트 살이를 청산하고 자곡동 옛터에 새 집을 짓고 이사하였다. 이삿짐을 싸면서 아내에게 제발 이것 저것 좀 버리고 가자고 애원(?)해 보았다. 하지만 아내는 ‘다 필요한 것이라 버릴 수 없다’고 퇴짜를 놓는다.


우리 집에는 청소도 잘 안 하면서 청소 도구가 대여섯 개나 되고, 요리도 별로 안 하면서 조리 도구와 그릇이 부엌 가득하다. 옷은 옷장이 모자라 여기 저기 걸려 있고 구두는 신발장이 모자라 복도에 쌓여 있다.

선글라스와 모자도 여간 많은 게 아니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옷이건 뭐건 그저 서너 개씩만 있으면 족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아내만 그런 것이 아닌 모양이다. 여자들은 대개 다 그렇다고 한다. 여자들은 70이 넘어서도 사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많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부럽다. 나이 먹어서도 물건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사실 물건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우월하다. 우선 여자의 평균 수명이 남자보다 길다. 이 사실 하나만 가지고도 남녀간의 게임은 끝난 것이다. 그러나 일부 고루한(?) 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자가 더 우수하다는 사례 몇 가지를 들어 보기로 한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훨씬 많은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쇼핑 (홈 쇼핑 포함)을 좋아한다. 그래서 백화점에도 잘 가고 남대문 시장에도 잘 간다. 무언가 좀 싸게 사와 가지고는 ‘돈 벌었다’고 자랑이다.

사지 않는 것이 가장 돈을 버는 것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반면에 남자들은 쇼핑을 싫어한다. 부인 따라 시장 가는 걸 가장 싫어한다. 내 옷을 사준다고 해도 싫어한다. 오랜 시간을 소비 한 후 결국은 아내의 취향대로 내 옷이 선택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또 여자들은 TV 연속극 시청을 즐긴다. 그러나 남자들은 뉴스나 스포츠 중계는 보지만 연속극은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저녁이면 여자들은 연속극 시청을 즐기지만 남자들은 심심해서 몸을 비튼다.

어느 교육학자는 ‘남자가 연속극을 잘 안 보는 이유는 섬세한 감정의 기복 등 연속극의 흐름을 이해할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란다. 남자는 그저 단순하게 ‘몇 대 몇’ 으로 승부가 나는 축구 같은 스포츠 밖에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자에게 연속극은 맨날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이지만, 여자들에게는 ‘지금 중요한 순간이니 조용히 해’라고 할 정도로 매회의 내용이 명백하게 다른 모양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잔소리를 잘 한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두 말하면 잔소리’이다. 잔소리 말고 수다를 떠는 능력면에서도 남자는 여자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여자들끼리 모여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눠 놓고서도 헤어질 때는 "자세한 이야기는 카톡으로 하자”고 하는 여자도 있다.

화제도 다양하다. 남자들에게는 깜도 안 되는 주제를 가지고도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집 앞 카페는 아침부터 낮까지 젊은 엄마들로 붐빈다. 길 건너 어린이 집에 아이를 맡겨 놓은 엄마들이 거기에서 모이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사교성도 뛰어나다. 아침 저녁 산보 길에 두세 명이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것은 여자들뿐이다. 남자들은 누가 소개해 주지 않으면 말을 잘 걸지 못 한다. 그래서 동네 노인정이나 마을회관에도 온통 여자들뿐이다.

할머니들은 거기서 밥도 해 먹고 화투도 치며 논다. 그러나 영감님들은 눈에 띠지 않는다. 남들과 어울리는 기술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억지로 가 봤자 십중팔구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된다. 그래서 남자들은 자기 동네에서 조차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사실 남자들의 사교성 없음은 고령 사회의 큰 문제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수록 여자의 우월성은 더욱 뚜렷해진다. 할아버지는 잘 하는 게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오죽하면 ‘할아버지는 왜 있는 거지?’ 묻는 손자가 있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까?

“모든 면에서 우월한 여성들이시여, 부디 남성들, 특히 늙은 남성들을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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