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신약 및 의료기기 관련 정부 R&D투자를 연간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표적항암제와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간벤처 투자자 공동 연계형 연구개발 제도도 도입하고 스케일업 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2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투입한다고도 했다. 글로벌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 GDP대비 신약 및 바이오 분야 정부투자액은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제약바이오 진흥을 외친 이 정부의 4년차 성적표는 비교적 무난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산업에 속한 기업의 입장에서 제약바이오 지원과 규제 및 허가간소화를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측면서 성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보건산업 육성을 약속하며 제약주권 백신주권을 내세워도 정작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 정부의 민낯이 최근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백신후진국으로 주저앉은 이면에는 무엇보다 재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하지 못한 정부책임이 무엇보다 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현재 국내에서 자체 백신개발에 나서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도 3상단계에서 수반되는 임상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외국기업의 투자를 받거나 백신개발시 우선공급권을 넘길 수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백신제조에 관련된 우리나라기업들의 성가는 매우 높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모더나백신까지 상용화된 백신들은 이미 국내에서 조달 가능하다. 바이러스벡터방식과 단백질재조합방식까지 다양한 백신까지 생산 가능하지만 이 모두가 지금까지는 글로벌기업의 주문에 따른 위탁생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이 전문가들의 진단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산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은 주어진 예산규모 내에서 그것도 임상진행 성과를 봐가며 후속절차를 밟겠다는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미 두나라 정상간 협상테이블이 미국에서 마련됐다. 백신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발기업들이 돈 걱정하지 않고 3상임상을 진행할수 있을 정도의 통 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반도체분야의 빅딜까지 제대로 할 수 있는 정치력이 발휘돼야 했다는 주문까지 나오고 있다. 화이자가 짧은 시간에 백신을 개발, 상품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미국연방정부의 투자와 구매약속이었다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백신 구입단가나 따지고 개발실패에 따른 책임회피식 정책판단으로는 할수 있는일이 없다. 백신주권은 결국 토종백신을 보유할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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