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이 첫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의 빠른 보급과 접종을 갈망하는 인류의 요청에 일단 과학이 화답한 셈이다. 허가된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첫 번째 백신은 언제나 매우 어렵다고 하는데 코로나19 백신은 기존의 다른 백신보다 훨씬 빠른 단기간 내 개발이 이뤄졌다. 이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로 화학 합성한 유전정보 전달물질 ‘mRNA(메신저 리보핵산)’로 만든 덕분이다. 단백질 배양 과정이 필요없어 생산도 용이하고 인체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적다. 무엇보다 비용과 부작용 측면에서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음은 분명 고무적이다.

이 와중에 백신 도입이 지체되거나 부작용이 부각 되는 상황을 대비한 치료제 개발에도 여전히 관심이 높다. 항체 치료제의 국내개발과 치료목적의 임상시험 긴급승인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에서 치료제 개발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의 대표를 지칭한 정부 부처 장관의 발언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다. 셀트리온의 대표이기도 한 바이오시밀러 공급자를 ‘최고의 약장수'로 칭한 중기부장관의 언급에 이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하고 의아해 할 수도 있지만 앞뒤 맥락을 살피고 행간의 의미를 읽다 보면 이 표현은 기실 셀트리온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제대로 읽었다는 평가도 있다.

약을 만들기보다 팔기가 쉬웠다는 서 회장의 발언이 셀프디스도 아니고 이를 언급한 박 장관의 의중이 폄하가 결코 아니라고 할지언정 글로벌 제약사를 지향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로서는 차제에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 회사가 개발중인 코로나치료제 CT-P59(성분명: 레그단비맙)는 경증부터 중등증까지의 코로나19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정맥 주사제 유형으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 항체 유전자를 선별하고 채취한 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숙주 세포에 삽입(재조합)해 세포배양 과정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항체치료제이다. 특허 만료 등 기회를 발 빠르게 선점, 바이오시밀러 제조 판매에 20년간 몰두해 온 셀트리온의 강점이 제대로 반영된 차별화된 전략일 수 있다.

이 항체 치료제가 비록 생물학적 제제 또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한계로 인해 비록 글로벌 신약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그 가치를 애써 축소하거나 스스로 평가 절하할 이유는 없다. 앞으로 계속해서 나타날지 모르는 신종감염병 출현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급선무이며 이번에 축적된 개발 경험과 역량은 향후 백신 치료제 확보에 매우 긍정적이고 유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우선 K제약바이오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리고 응원이 뒤따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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