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의 지난한 과정을 비유하는 표현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사막에서 바늘찿기’란 참으로 적절한 비유인 것 같다. 또 ‘끊임없는 인류의 도전’이라는 표현도 종종 인용된다. 새로운 신약은 결국 무한도전과 실패의 반복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이다. 때문에 암과 치매, 만성질환은 물론 신종질환이나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와 관련된 모든 종류의 신약개발은 엄청난 자금과 시간을 투자해서 진행되거니와 그 성공 확률도 무척이나 낮아 선뜻 발들여놓기는 어려운 분야이다.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을 휘둘러 속도를 올린다는 고사성어가 있지만 신약개발 현장에서는 적어도 채찍보다는 격려와 용기를 북돋워 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오죽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난관을 극복하고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에 나선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바람, 그것도 칼바람 앞에 선 등불 같은 신세라고 자조섞인 속내를 드러내는지 살펴볼 일이다. 전도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비교적 우량기업들조차 임상에 실패할 경우 즉각적인 자본잠식을 우려해야 하고 이로 인해 시장퇴출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기업이 생존의 부담을 무릅쓰고 신약개발에만 올인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다.

보건행정전문가인 신임 식약처장 역시 부임후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국정과제는 코로나19 상황을 해소하는데 가장 중요한 백신의 안정적이고 안전한 접종 보장,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위한 지원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을 지원하고 개발된 제품들에 대한 신속한 검증과 접종 투약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을 빌미로 규제와 감독을 마치 양날의 검처럼 휘둘러온 이전의 정부당국 발언과는 어느정도 간극이 느껴지는 대목이긴 하지만 자칫 립서비스가 아닐런지 의문스럽긴 마찬가지다.

상장기업 자격유지 기준을 맞추기 위해 수익성 있는 밥벌이를 곁눈질해야 하는 사이 신약개발 과정에서 전력투구해야 할 임상시험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 단거리 육상경주나 장거리 마라톤이나 모두 정상 주행경로를 벗어나면 탈락이나 실격처리된다. 제약바이오업종의 경우 미래가치를 기다려주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을 대비해 본업을 제쳐두고 '가욋일'을 찿을수밖에 없다는 업계 관계자의 솔직한 고언을 접하며 다시한번 제도의 보완을 요청하게 된다. 금융과 투자관련 제도들이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의 모험과 도전을 뒷받침 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정비하는 것은 지금이 적기(適期)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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