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대표

“전세계적으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질환 영역을 위한 계열 내 최초 약물 (First-in-class)을 개발하자.” 브릿지바이오는 개발중심 바이오텍으로 회사를 설립할 당시, 다양한 신약개발의 가능성들을 검토하면서 ‘계열 내 최초 약물의 글로벌 개발’을 전략으로 정했고, 이를 염두에 두고 도입 과제들을 선정했다.

첫 개발 후보물질인 BBT-401(궤양성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을 성균관대학교와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도입한 것은 설립 다음 달인 2015년 10월 말 즈음이었다. 그리고 3년 반이 지난 현재, BBT-401은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2상에 진입했다. 초기 약효 확인 실험에 소요된 6개월 정도를 감안하면 본격 개발 시작 이후 약 3년의 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상당히 빠른 임상개발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두 번째 도입 후보물질인 BBT-877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올해 미국 임상 1상이 개시됐고 곧바로 임상 2상 준비를 위해 글로벌 자문위원들과 열심히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성과 창출은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의 활성화와도 맥락을 함께 하고 있다. 2015년 한미약품의 대형 라이선스 계약을 기점으로 제약․바이오 시장에 꾸준히 유입된 모험 자본들과 더불어 바이오텍 기업가들, 그리고 무엇보다 2000년대부터 꾸준한 투자의 결실로 나오고 있는 수준 높은 연구 결과들이 어우러져, 국내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는 바이오텍들이 활약할 수 있는 토양이 조성된 것이다. 

혁신적 연구결과와 자본, 그리고 우수한 연구인력으로 무장한 국내 바이오텍들이 최근에는 첫 임상 국가로 미국을 목표로 하여 IND와 임상을 표명하여 준비하는 경우들이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 개발 전문가라고 불릴 수 있는 인력도 점차 늘고 있다.  

그리 길지 않은 경험이지만,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과정을 두루 거치며 겪은 시행착오들을 통해서 얻게 된 교훈 혹은 팁들을 몇 가지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는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흘러 돌이켜보고 나서 얻은 교훈이지만, 시도에 앞서 했던 많은 고민과 염려들 중에 ‘정말 해야 할 고민과 염려’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물론 필요한 준비들은 해야겠지만, 시작 전에 우선 자신감을 충분히 가지자. 한국의 과학과 연구결과들도 충분히 좋아졌다.

둘째는 경험자들로부터 많이 듣자는 것이다. 초기 설립 당시 전문가분들을 엔젤투자가로 초대했다. 그분들은 풍부하면서도 실질적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원리적인 혹은 실질적인 조언들을 많이 주셨다. 또한 국내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있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묻고 들었다. 기술에 대해 최대한 설명해주고 그분들의 경험과 식견을 흡수하는 과정은 단기간에 실수없이 FDA IND 통과를 이뤄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셋째는 외부 CRO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대부분 CRO라고 하면 매우 수동적이고 느리다는 이야기를 한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초기에 한, 두 번 시행착오를 거친 이후 소규모의 임상 CRO, 그리고 전임상 자문 전문회사들과 아주 긴밀하고 상호소통적인 관계를 수립했다. 필요한 경우 CRO의 관련자분들에게 우리회사의 이메일 계정과 데이터룸 접근권한도 부여해서 최대한 긴밀한 의사소통을 추구했다.

소통의 벽을 허문 결과, CRO분들도 매우 적극적으로 의견 및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그야말로 경계 없는(seamless) 협력을 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런 과정을 거쳐 BBT-877의 경우 GLP 4주 독성시험의 시작부터 임상 1상 피험자 투여까지 8개월 정도 소요됐다. (그 사이 IND 접수와 통과 일정 포함) 

넷째로, 해외에 있는 한인들(혹은 교포) 재원을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IND 제출과 임상 진행에서 당사는 한인 교포들이 주축이 된 소규모 임상 CRO와 일을 하기로 했다. 우선 언어적인 약점을 극복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한국의 독특한 기업문화에 대한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긴밀하게 일할 수 있었다.

미국 방문 시에는 KASBP(재미한인제약인협회), KAPAL(한미생명과학인협회) 등 한인 과학자 네트워크 분들과 만나서 회사를 소개하고 다양한 정보나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우리와 문화․역사적인 공감대를 갖고있는 동시에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생태계의 든든한 지원군이면서도 적극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재원이다.

마지막으로 유료 전문지나 학회, 컨퍼런스 참여 등 전략적 정보수집 활동을 통하여 미국의 규제 변화,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동향 및 소식 등을 꾸준히 접하여 다국적 제약사나 미국 투자가들과 교류할 때 한국에 거점을 두고 있음에도 글로벌 트렌드에 결코 어둡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는 ‘한국형’ 혁신을 할 필요가 없다. ‘한국발’ 글로벌 혁신이 통하는 것을 다수의 글로벌 라이센싱을 통해서 이미 확인했다.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면 한국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혁신의 주요 거점으로 더욱 주목 받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등록
댓글 0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