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제공 비슷한 듯 다른 약 이야기

얼마 전 SNS 진통제 광고(‘11두통닭 시대’)에서 두통의 진행과정을 머리 위에 얹어진 계란이 닭으로 성장하는 과정으로 표현한 것이 회자된 적이 있다. 여기에는 현대인들이 두통을 포함한 통증에 얼마나 고통 받고 있고, 적절한 시기에 진통제를 복용해 더 큰 통증으로 키우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러한 통증이 과연 현대인들만의 전유물일까? 두통이 고대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를 괴롭힐 만큼 인간이 통증과 싸워온 역사는 길다. 이러한 긴 역사는 약국의 진열대를 수많은 진통제로 장식하게 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진통제는 다 똑같이 사용될까?

진통제는 크게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로 구분되며, 흔히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는 비마약성 진통제이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해열소염진통제와 해열진통제로 구분된다. 관절염과 같이 염증이 있는 질환에서의 일시적인 통증, 염증을 완화하고 염증 부위 열을 낮추기 위해서는 해열소염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해열진통제는 두통, 치통 같은 단순 생활통증이나 열이 날 때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고대인이 버드나무 껍질에서 약효를 경험한 것에서 비롯된 아스피린은 해열소염진통제이다. 세상에 나온 지 100년도 더 된 깊은 역사를 가졌지만, 원하는 진통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고용량(500mg)에서나 가능하다. 요즘에는 저용량(75~100mg)에서 알려진 심혈관계 예방효과로 더 많이 사용된다. 심혈관계 예방 효과는 아스피린이 혈액응고와 지혈작용에 관여하는 혈소판의 기능을 감소시키고, 혈전생성 억제를 통해 나타난다. 따라서,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에는 출혈 부작용이 높아지므로, 치과 치료 등 출혈 위험이 있는 처치나 약물을 복용할 경우 아스피린 복용여부를 꼭 알려야 한다.

아스피린과 같은 해열소염진통제인 부루펜은 해열효과가 뛰어나고 염증 완화 효과가 있어 감기약으로 많이 사용된다. 부루펜은 위장관계 이상반응 외에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인식되다가 최근 2400mg 이상 복용 시 심장질환 및 뇌졸중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위험이 보고되었다. 부루펜은 임신 후기 임부에게는 복용이 금지되어 있다. 이는 엄마로부터 탯줄을 통해 받은 산소를 태아의 전신에 공급을 도와주는 동맥관이 너무 일찍 폐쇄되어 조산이나 태아의 심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열진통제의 대표주자는 세계인의 두통약이라 표방하는 타이레놀이다. 해열소염진통제에 비해 위장 출혈이나 천공 등의 위장관계 이상반응은 낮아 위장장애가 있는 사람에서의 단순 통증이나 발열에 사용하면 좋다. 임부나 수유부가 복용해도 될 만큼 부작용이 적다. 그러나, 타이레놀도 하루 3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사람이 복용했을 때는 간손상의 위험이 높다. 과량 복용 시에도 간손상은 발생할 수 있으니 하루 4g이상의 용량은 복용하지 않도록 하자.

실제 어린이 해열제로는 광고 탓인지 부루펜이 가장 유명하다. 그러나, 6개월 미만의 유아에게는 안전성이 확보된 타이레놀의 사용이 권장되며, 부루펜은 6개월 이상의 유아부터 사용 가능하다. 해열 효과에 있어서는 두 제품이 유사하나, 투약 후 더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타이레놀이며, 효과의 지속시간이 더 긴 것은 부루펜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누군가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는 하지만, 복잡한 요즘 세상을 버텨내기에는 성숙해지고도 남을 만큼 많이 아프다. 통증... 마냥 참지만 말고 적절한 시기에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선택하여 그 통증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물론, 일반의약품 진통제는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해소되지 않는 지속되는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진통제에 의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원인 치료가 우선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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