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민 교수(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인터뷰를 시작하며> UCB는 다국적 제약사로 얼마 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만난 벨기에 회사이다. 일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 벨기에가 내부역량을 모아 UCB(united chemicals of Belgium)를 만들어 세계적 기업이 되었다. 알러지약으로 알려진 지르텍이  UCB  약이다. 손영민 교수는 간질이라는 질환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신경과 학회에서 좀더 정확한 표현인 뇌전증으로 바꾸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Q. 뇌전증(간질)은 어떤 질환인가요?

2012년 6월부터 ‘간질’이란 단어는 쓰지 않고 ‘뇌전증(腦電症)’으로 쓰입니다. 간질이라는 단어에 사회적 편견이 심하고 낙인처럼 여겨져 용어가 변경 되었으며, 아직 모르시는 분이 많아 홍보가 필요합니다.

뇌전증은 여러 이유로 인하여 전기적 광분 즉 과전류(neural hyper excitation)가 일어나서 생기는 발작 증상이며, 광분이 일어난 부분의 뇌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고 경련파가 나옵니다. 대발작과 같은 전신발작은 드문 경우이며, 대부분 1-2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경미한 증상으로 소발작 증상이 나타납니다.

입을 쩝쩝 다시거나 반복적으로 같은 물건을 만지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패턴을 나타내는 것이 소발작입니다. ‘멍’ 하니 의식을 잃은 듯 허공을 바라보는 증상도 소발작의 일부인데, 이때에도 뇌손상은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질문을 던졌을 때 알맞은 답을 하지 못합니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일부 의식의 장애가 있는 양태를 ‘복합부분발작’ 이라고 합니다. 이 증상에서 정도가 심해질 경우 고개가 돌아가는 ‘대발작’까지 갈 수 있습니다. 약 50%의 환자들이 복합부분발작에서 대발작까지 정도가 심해지기 때문에 약물로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물은 전체환자의 70%정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발작 증상은 소발작, 부분발작, 대발작으로 나뉘는데 사실 발작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초기에는 경미한 발작으로 시작하며, 만약 경미한 발작이라도 운전 중이나 중요한 순간에 일어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뇌전증의 유병률은 1% 정도인데, 결코 작은 수가 아닙니다. 파킨슨병의 유병률이 0.1%라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많이 환자가 뇌전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Q. 뇌전증(간질)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약물치료, 측두엽절제수술, 심부뇌자극술, 미주신경자극술)

우선 약물치료를 위해 현재 20여가지의 항경련제가 있는데, 90년대 초반에 나온 약물(Old drug)에 비해 최근 약이 효과는 비슷하지만 부작용이 훨씬 적어 선호합니다. 부작용이 중요한 이유는 항경련제를 한번 복용하면 장기적으로(3-5년) 복용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련이 일어나지 않아 약물을 중단한다면 40% 정도가 재발을 하기 때문에 약을 중단하는 것은 매우 신중히 고려하여야 합니다. 재발했을 경우 일부 환자들은 같은 약물을 사용해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중요합니다.

절제수술을 통한 치료법은 ‘전두엽’을 절제하면 기능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1975) ‘ 라는 영화에 주인공이  전두엽절제술을 받은 사람으로 나오는데 전두엽은 인간의 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현재는 시행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측두엽절제술’ 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때 ‘해마’를 같이 잘라냅니다. 

또 다른 치료법으로 ‘미주신경자극술(nVNS: non-invasive vagus nerve stimulation)’이 있는데, 이는 가는 바늘을 이용해서 뇌에 전기자극을 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수술보다 경련 감소 효과는 덜하지만 (경련감소율 40-45%) 약물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약물로서 기대하는 경련감소율은 30-35% 정도입니다. 가장 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약물이 ‘토피라메이트(상품명 : 토파맥스)’인데, 이 약물은 경련감소율이 40% 정도입니다. 최근에 나온 ‘심부뇌자극술 (Deep Brain Stimulation, DBS)’ 은 50-60% 까지 경련감소효과가 있습니다. 

Q. 선생님의 간단한 약력을 말씀해주세요

1993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1년에 전문의를 취득하여 삼성서울병원에서 Fellow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2002년부터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근무하였으며 2012년부터 서울성모병원에서 부교수로 있습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는 미국 Mayo Clinic Rochester Neuroengineering lab 에서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을 연구했습니다.

저는 국내에서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을 가장 먼저 시작하여 약 45명 정도의 환자에게 시술하였고 2012년까지는 제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에게 시술하였습니다. 그런데 2013년에 유럽에서 이 시술이 보험이 적용되면서 독일에서 저를 앞질렀네요. 그 밖에 대한신경과학회 간사, 대면수면연구학회 이사직 등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Q. 케프라(성분명: 레비티라세탐)는 어떤 환자에게 처방하나요?

뇌전증성 경련 증상에 사용하는 케프라(성분명 : 레비티라세탐)는 뇌전증 환자에게 가장 많이 처방되는 제품으로 전세계 1위의 제품입니다. 효과는 극대화되고 부작용이 적어 많은 환자들에게 쓰일 수 있으며, 부분발작환자 뿐만 아니라 전신발작까지 적응증이 확대되었습니다.

저는 뇌전증환자와 수면장애 환자를 7:3 정도의 비율로 만나는데, 뇌전증 환자들 중 3분의 1은 ‘케프라(성분명 : 레비티라세탐)’를 사용합니다. 다른 약물을 복용 중인데 효과가 좋은 분들은 굳이 변경할 필요가 없으니 사용하던 약물을 계속 복용하도록 하고, 신규환자들의 경우에는 케프라를 우선 처방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는 이유 때문이겠지요. 

Q. 케프라의 용법, 용량은 무엇인가요?

하루 2번 균등한 용량을 12시간 간격으로 복용합니다.


Q. ‘케프라’의 부작용이 있나요?

케프라는 다른 약제에 비해 아주 경미한 부작용을 갖고 있습니다. 케프라는 신장으로만대사되기 때문에 간독성이 없고, 백혈구 감소증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모든 CNS(Central nervous system) 관련 약물은 졸림, 어지럼증, 복시(1개의 물체가 2개로 보이거나 그림자가 생겨 이중으로 보이는 것, 1% 이내 발생), 운동실조(수의근의 통제 작용이 다소 결손 되어 있거나 불가능한 상태) 의 부작용을 갖고 있는데 케프라는 일반적 CNS 관련 약물의 부작용보다 경미한 정도이며 초기 복용자의 20% 정도 졸림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서서히 복용량을 증가시키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Q. 케프라의 기전은 무엇인가요 ?

정확한 기전을 알려지지 않았으나 시냅스 소포단백 (sv2A, synaptic vesicle protein 2A)와 결합하여 발작을 조절하는 기전입니다.

Q. 케프라의 주요 임상결과는 어떤 것이 있나요?

다양한 환자군에서 국제 임상결과가 있으며 저도 국내 도입 임상에 참여했습니다. 

Q. 케프라와 병용하는 약은 무엇인가요?

케프라는 약물 상호작용(약동학적 상호작용)이 적기 때문에 다양한 약물을 함께 쓸 수 있습니다. 테그레톨(성분명: 카바마제핀) , 딜란틴(성분명: 페니토인) 등은 약물상호작용이 커서 혈액 내 약물 농도를 지속적으로 검사하고 사용해야 하지만 케프라(성분명: 레비티라세탐) 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Q. 케프라의 대체약은 어떤 것이 있죠?

항경련제는 20가지 정도 되는데 케프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는 반드시 다른 약물로 변경을 해야 합니다. 토파맥스(성분명: 토피라마이트),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 조네그란(성분명: 조니사마이드) 등을 환자상태에 따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항경련제 중에 기대되는 신약이 있습니까?

‘에자이’사의 '파이콤파'(Fycompa, 성분명 : 페람파넬)가 최근 허가임상을 시행 중이라고 합니다. AMPA수용체에 비경쟁적으로 길항하는 약물로서 하루 1회 사용 가능하다고 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약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항경련제의 경우는 제네릭과 오리지널약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경미한 차이를 환자들이 느끼고 있고, 만약 제네릭의 부작용이 있다면 환자의 일상생활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대체조제’ 할 경우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규정으로는 대체조제 후 1일 이내에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에게 통보하도록 되어있는데 환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염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대담 : 이재웅 약업신문 특임기자 jay.lee@yak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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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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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 학회차원에서 복지부에 정식으로 요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항전간제 제네릭의 약효가 대조약과 차이가 커서 환자가 인지할 경우가 많다면, 생동성 시험을 다시해서 유효성 평가를 다시해야 합니다. 단순한 환자의 느낌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문제가 확정된다면, 와파린처럼 처방전에 대체조가 불가를 명시하도록 홍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제있는 의약품이 유통되는 것을 약사들도 바라지 않습니다. (2015.04.16 12:59)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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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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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에게 당부하는 말씀이
대체조제함부로 하지 말라는 거네요^^;
헐~
(2015.04.15 15:14)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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