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 100년 세계로 미래로!

<글 싣는 차례>

1)글로벌전략 어떻게 수립해야 하나
2)한국제약기술수준 어디까지 왔나
   2-3  천연물신약
3)제약 선진국가 현황과 시사점
4)해외진출 현지화 전략으로 극복

 

▲ 손미원 상무 동아ST 제품개발연구소장

들어가는글

천연물신약의 정의

천연물신약연구개발촉진법에 따르면 ‘천연물신약’은 천연물 성분 및 천연물 분획물을 이용하여 연구․개발한 의약품으로서 조성성분, 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을 말한다. 천연물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정한 기준에 부합되는 자료의 구축 및 제출이 필요하고 일련의 심사 과정을 거쳐 신약으로 승인된다. 천연물신약은 의약품으로서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인정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약사법에 의거해 허가를 받은 전문의약품이다.


천연물신약 개발의 사회적 필요성

과거에는 전염성 질환이나 자연재해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으나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식습관의 변화에 따라 현대사회에서는 암, 비만,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 난치성 질환의 극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만성 난치성 질환은 그 원인과 증상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 가지 증상만을 타겟으로 하는 의약품은 치료효능에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장기 복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독성이 심한 의약품은 사용하기 어렵다. 현대에는 효과적인 만성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고 있고,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의약품의 안전성이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다. 천연물의약품은 이러한 사회적 기대를 충족시키는 효과적인 의약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천연물에는 여러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어 새로운 골격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으며 40% 이상의 천연물 함유 성분들은 합성화합물에서는 만들 수 없거나 어려운 구조이다. 또한 비교적 분자량이 작고 지용성이 높아 체내에 쉽게 흡수, 대사, 배설되는 이화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좋은 의약품 소재이다.


천연물신약 개발의 경제적 필요성

현재까지는 제약 시장에서 합성신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으며 단백질 의약품이 연 18%의 성장률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화학합성 신약은 개발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며 단백질 의약품 개발의 경우 선진국 제약회사들의 연구가 활발하여 경쟁에서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분석에 따르면 블록버스터급 천연물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천연물신약 1개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과 20~50%의 순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WHO에서는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을 2011년 187조원에서 2017년 316조원, 2023년 4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는 자동차, IT 산업 등이 한국 경제를 부양하는 사업이나 이들 영역의 성장은 한계에 달해 있어 미래 한국을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산업의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은 오랜 기간 축적된 천연물 사용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스티렌, 조인스 등의 천연물신약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재정적 지원과 역량 결집이 이루어진다면 한국은 천연물신약 개발에 있어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대형신약개발 전략

글로벌 천연물신약 개발

세계적 제약기업의 R&D 투자규모는 매출액의 10~25% 수준으로, 제약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라는 사실에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상위 26개 제약기업의 R&D 투자규모는 매출액의 5% 내외로 매우 저조하며, 신약개발 관련 R&D 투자액은 4,000억원 내외로 집계되었다. 세계적 제약회사 중 하나인 로슈의 한 해 연구 개발비가 87억 달러에 달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 전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비는 4억 달러에 머물러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구개발 비용의 격차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 노하우에 있어서도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제약 기업에 많이 부족한 실정으로 이러한 여건에서 글로벌 제약기업과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분야에서 정면으로 대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천연물신약 개발은 이러한 현격한 격차를 극복하고 글로벌 신약개발을 이루기 위한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국내의 우수한 천연물 자원과 오랫동안 축적된 전통 지식을 활용하고, 성공적으로 천연물신약을 개발한 경험을 살리면 국내기술로 해외경쟁력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 국내 R&D 투자현황 (출처: 신약개발연구조합)


국내 천연물신약 성공 사례 및 개발 현황

현재까지 국내에서 개발에 성공한 신약은 34개이다. 이 중 천연물신약은 8개로 약 24%를 차지하는데, 2011년 3개, 2012년 2개의 천연물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이는 2001년 천연물연구개발촉진법 이후 꾸준히 진행되었던 천연물신약 개발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신약들의 2010년까지의 누적 매출 규모를 비교했을 때 SK케미칼의 조인스가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동아제약의 스티렌이 4,000억원의 누적매출을 올려 압도적인 차이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천연물의약품의 국내 허가현황 (출처: MFDS)



이러한 성공 사례들에 고무되어 국내 제약기업의 천연물신약 개발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연구개발 중인 전체 약 240여개 신약 파이프라인 가운데 천연물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3% 정도이며 특히 임상 2상 이후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 중 천연물신약은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로 소화기계 질환, 대사성 질환, 중추신경계 질환과 관련한 천연물신약의 개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 국내 신약개발 현황 (출처: 한국제약산업 연구개발백서 2012)


천연물신약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건수를 살펴보면 2004년(2건), 2005년(1건), 2006년(7건), 2007년(7건), 2008년(8건), 2009년(13건), 2010년(12건), 2011년(14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 천연물의약품의 임상시험 승인 현황 (출처: MFDS)


 
천연물신약의 과학적인 개발 과정

천연물신약 개발의 시작은 스크리닝부터 시작된다. 천연물질 중 원하는 효능을 나타내는 물질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수의 후보물질에 대한 효능 검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티렌의 경우, 서울대 이은방 교수가 202개의 생약 후보들의 위염 치료 효과를 분석하였고 이 중 약쑥이 효능이 있음을 국제 학회에 보고하였다. 이후 약쑥의 위염 치료 효과에 대한 권리를 동아제약이 라이선스 인하여 국내 신약 중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스티렌’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즉, 천연물신약은 어떠한 천연물로부터 추상적으로 효과를 기대해 만든 약이 아니며 효능 발굴 단계부터 철저히 과학적 사고와 검증을 통해 개발이 시작되는 과학적인 신약이다.

천연물신약이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전임상 과정으로서 설치류와 비설치류에 대한 독성을 테스트하고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범위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또한 대부분의 천연물신약은 반복적인 투여에 의해서도 독성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어야 하며 유전독성, 만성독성 등의 위험성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

임상과정에서도 인체에 독성이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된다면 신약으로 승인받지 못한다. 즉, 천연물신약은 전임상연구와 임상연구를 통해 독성이 없음을 과학적으로 인정받은 의약품으로 엄격한 독성 연구를 거쳐 개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국내 천연물신약 검증 과정은 전 세계 의약품 개발의 기준이 되는 ICH 가이드라인에 준하여 FDA의 천연물의약품(botanical drug) 허가 기준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최근의 추세는 화합물신약과 동등한 수준의 전임상 독성자료를 통한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천연물신약은 일반적인 합성신약과 마찬가지로 임상2상과 3상 과정을 거쳐서 개발되고 있으며 각 임상시험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진행된다. 즉, 임상에만 총 3~5년이라는 시간을 할애해 의약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우수한 약효를 검증하고 있다. 또한 각 병원에서 실시하는 심사(IRB 심사)를 통과해야만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으며 임상시험 과정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지 못한 천연물신약은 시판될 수 없다.

엄격한 규정을 통과해 허가 받은 천연물신약은 지속적으로 품질 검사를 통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과거 한약재들의 중금속 잔류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었는데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받는 천연물신약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천연물신약의 원료가 되는 원생약은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 환경 하에서 관리되고 있는 추세이다. 생약 품질 관리 표준에 의해 관리되고 시험을 통과한 원료만을 천연물신약 제조에 사용하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일관성 있는 효능을 갖는 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천연물신약의 제조 공정은 GMP(Good Manufactural Practices)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제조 공정 전체를 엄격한 관리 하에서 진행해 유해 물질 혼입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현황

전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의 규모는 23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건강기능성 식품 제외) 이 중 전문의약품이 18조원 이상의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천연물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천연물신약 개발은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천연물 기원의 의약품들은 각 나라에서 자체적인 전통 의학이나 사용에 근거하여 주요 질환과 증상에 대한 보조적인 치료제로 사용되었고, 유럽과 미국에서는 OTC나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해왔다. 다만, 중국은 자체적인 전통 의학의 역사를 인정하는 믿음에 의해 천연물의약품에 대해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보험 급여를 인정해주는 등 중요한 치료제로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인 천연물 의약품 개발 추세는 기존의 보조 치료제의 한계를 벗어나 합성 의약품과 동일하게 전임상, 임상 연구에 근거한 자료를 기반으로 허가 당국의 승인 규정에 부합하게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증 질환의 기존 주 치료제인 합성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있는 제품으로 개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제약사의 천연물 의약품 개발과 상업화 전략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허가받은 천연물의약품은 Veregen과 Fulyzaq이 있다. 미국의 1호 천연물의약품인 Veregen은 녹차잎 추출물을 이용해 만든 생식기사마귀(genital warts)의 치료제로 2006년 FDA 승인을 받은 이후에 미국,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연매출은 1,7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연평균 15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Fulyzaq는 2012년에 FDA 승인을 받은 에이즈 환자의 설사치료제로 미국 최초의 경구 천연물신약이다. 매출 규모는 2013년 1,800만 달러, 2014년 2,600만 달러로 예상되어 근시일 내에 Veregen을 넘어 미국 1위 천연물신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 연구로 미국에서 소아 설사(임상 1상), 과민성대장증후군(임상 3상)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적응증 확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미국 전체 천연물의약품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선 두 제품의 성공적 개발로 천연물신약 개발이 촉진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 내 개발사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기업들도 미국을 타겟으로 하여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임상 2상 진행 중인 후보물질은 20개이며 이 중 10개가 전문의약품에 해당된다. 임상 3상 연구 중인 17개의 후보물질 가운데 3개가 전문의약품에 해당된다. 미국에서 개발 중인 대부분의 파이프라인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unmet needs가 높은 중증질환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 천연물신약이 보조 치료제가 아닌 합성신약과 대등한 의약품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뜻한다.

또한 미국에는 의약품 못지않은 건강 보조식품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최근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으로 인한 피해가 다수 보고되고 있으며 건강보조식품의 철저한 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향후 미국의 건강보조식품 시장 중 일부가 천연물의약품 시장으로 흡수될 경우 시장 규모는 현재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급속히 팽창할 가능성도 있다.

▲ 미국에서의 천연물의약품 판매 현황


▲ 천연물의약품 FDA IND 신청현황


 

유럽은 천연물의약품 역사가 길지만 90% 이상이 OTC 의약품이며 전문의약품의 비중은 매우 낮아 현재까지는 천연물의약품이 보조적인 건강 증진 수단으로만 인식되어왔다. 또한 상당 국가에서 천연물의약품 매출이 감소하고 있어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시장 전망이 부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최근 유효성 입증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제품들이 의약품에서 제외되어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다. Sativex를 비롯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개발된 2세대 천연물신약이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에 2세대 천연물신약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 유럽 천연물의약품 시장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제약사인 GW파마슈티컬스(GW Pharmaceuticals)에서 개발한 구강분무형 대마초제제인 Sativex는 2005년 캐나다에서 신경병증 통증 치료제로 승인받은 이후 2010년 영국에서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현재 독일과 영국에서 급여 대상으로 지정되었으며 다발성경화증에 따른 경직이라는 unmet needs를 충족시키는 약물로 1년 내 14개 국가에 출시될 예정이다. 적응증 확장을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암성 통증(cancer pain)과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에 대한 임상 3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유럽 천연물의약품 개발은 새로운 기원(novel origin)에 대한 연구와 함께 기존에 입증된 천연물 제품에 대한 적응증 확장을 위한 연구가 두드러진다. 또한 최근 시판된 천연물의약품들이 합성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운 영역에서 성공함에 따라 향후 전문의약품 중심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EU 내의 주요 천연물신약 개발사에서 진행되는 임상현황을 살펴보면 Bionorica 사의 임상3상 3건, Schwabe 사의 임상2상 1건, 임상3상 4건, GW 사의 임상2상 2건, 임상3상 1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천연물의약품(TCM,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의 경우 전체 의약품 시장의 22.7%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문의약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35%의 고성장을 기록해왔으며 향후에도 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육성 지원책, 천연물 개발사들의 현대화 노력, 처방 천연물의약품의 보험 급여, 인프라 확장, 환자들의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긍정적 인식 등이 조화를 이루어 급속한 성장을 뒷받침하였다.

특히 중국에서는 천연물의약품이 일반 합성의약품과 대등한 치료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경구 뿐만 아니라 경피, 주사제 등 다양한 제형으로도 사용된다. 심혈관계, 부인과,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의약품 개발이 집중되어 있고, 은행잎을 이용한 제품들이 파이프라인에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풍부한 과거 천연물 사용 지식을 바탕으로 천연물의약품의 경쟁력을 구축하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개발 필요성

국내 의약품 시장은 세계 시장의 약 1% 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협소해 국내 시장만을 타겟으로 하는 신약 개발은 한계가 있다. 성공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기는 어려우며 국내 제약기업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진출이 필수적이다.

신약 허가 절차와 요구 자료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으며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의 허가 과정은 전체적으로 국내 규정에 비해 까다롭다. 국내 허가 자료만으로 선진국 시장에서 허가를 획득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글로벌 진출을 위해 허가 자료를 다시 생성하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효율적이지 못하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민에 대한 임상결과를 요구하므로 국내 임상 결과와는 별도로 해당 국가에서의 임상을 수행해야 한다. 해당 국가 임상을 위해서는 IND 자료를 규정에 맞게 다시 구축해야 하며 가교임상을 다시 진행해야 하므로 개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한다면 개발 시작단계부터 그 국가의 허가 규정에 맞춰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미국 시장 등 제약 선진국에서의 허가를 받거나 임상결과를 획득하면 기타 다른 국가 진출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물신약사업단 설립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천연물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 하에 글로벌 개발 의지를 가진 제약기업과 전문기술을 가진 연구소, 대학들의 협력 체계가 구축된 천연물신약 사업단이 2011년 설립되었다.

천연물신약 사업단은 총 3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 진출 과제에서는 동아에스티(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가 2013년 4월 FDA 후기 임상 2상 승인을 받았으며, 영진약품(천식/COPD 치료제)도 2013년 4월 FDA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이들은 국내 최초로 천연물신약으로서 미국 FDA 임상승인 받은 사례이다. 또 다른 천연물신약 개발 기업인 대웅제약은 2014년 상반기에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미국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유럽 진출 과제에는 녹십자HS(항암보조제)가 2013년 9월에 독일에서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며 2014년 1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케미칼(천식 치료제)은 임상 1상 승인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국내 임상2상에서 유효성을 인정받아 유럽 임상에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중국 진출 과제에서는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개발된 제품들의 중국 진출이 시도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모티리톤’(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은 중국 가교임상이 신청된 단계이며 승인되는 즉시 가교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천연물신약 사업단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천연물의약개발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천연물신약 사업단에서는 글로벌 천연물신약 개발 사업이 단순히 몇 개의 성공적인 천연물신약 개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천연물신약 개발 기반을 구축하고 개발 시스템을 정립해 한국의 천연물신약 개발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것을 보다 높은 목표로 삼고 있다.

세계시장에 진출을 위해 천연물의약품의 과학화, 표준화, 규격화 등을 통하여 약효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글로벌 수준의 기반기술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생약관리, 품질관리, 제조관리, DMPK 분야별로 세분화하여 각 분야별 전문 연구기관 및 대학을 활용한 천연물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구축하고 있다. 기반 기술 구축은 향후 천연물신약을 개발하는 후발 업체들의 원활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국내 제약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천연물신약 사업단의 기반기술 구축 현황



이 사업을 통해 기술적으로는 화합물의약품 및 바이오의약품과 차별되는 만성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민관협동을 통해 태동단계인 천연물신약 개발기술을 선진국 수준의 GAP, GMP, CMC 기술로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선진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천연물신약 강국으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블록버스터급 천연물신약 개발을 통해 국내 제약기업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제약기업과 중소 지원기업의 동반성장을 유도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천연물 개발이 확장되고 그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세계 각국은 천연물신약 개발에 있어 생물다양성협약, 나고야의정서 등의 국제협약을 통해 자국의 생물자원 보호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천연물신약은 주로 식물을 기원으로 하여 개발되므로 외국의 생물 종을 이용했을 경우 나고야의정서에 의해 이익 공유 대상이 된다. 따라서 향후 국내 자원 확보가 중요할 것이다. 국내 자생 생약에 대해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이들에 대한 우선적 권리를 획득해야 한다. 현재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자생생물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환경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주축이 되어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종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사업을 지원 및 육성하고 있다.

한국은 뒤늦게 현대 문명에 합류해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항상 후발 주자였다. 기반과 노하우 부재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특정 분야에 집중하고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많은 부분에서 전 세계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으나 자동차와 같은 가장 발전된 산업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와는 아직 수준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의약품 개발에 분야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이며 아직까지 글로벌 의약품을 개발한 경험도 없다. 그러나 현재 중국, 유럽, 미국 등을 아우르며 천연물의약품 시장을 지배하는 선두 기업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며 천연물의약품에서 우리보다 확실히 앞서 있는 나라는 중국 정도뿐인 것으로 판단된다. 즉, 현재 천연물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시킨다면 이 분야에서 선두 그룹에 서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오랜 기간 축적된 천연물 사용 지식과 성공적으로 천연물신약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천연물신약 분야는 상대적으로 선진국과의 연구기술 격차가 크지 않으며, 우리도 십여 년 전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개발 전략을 세워왔다. 그동안의 경험과 제약기업의 신약 개발 의지, 그리고 정책적인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글로벌 선도 천연물신약 개발도 불가능한 꿈만은 아닐 것이다.

참고자료
* 대우증권 리서치 센터
*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 신약개발연구조합
* 한국제약산업 연구개발백서, 2012
* IMS


[필자소개] 손미원 상무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를 졸업한후 동대학에서 석ㆍ박사 학위(약학과 생명약학 전공)를 받았다. 동아제약 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시작으로 연구위원(이사)을 거쳐 현재 동아ST(주) 제품개발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식약청 중앙약심위원, 상명대 성균관대 겸임교수를 역임한바 있다. 손 상무는 현재 지식경제부 미래산업선도기술 개발사업 천연물신약사업단 사업단장을 맡고 있으며 생물자원 관련업무 경력으로 천연물위장관 운동촉진제 개발연구 총괄, 아토피피부염에 유효한 천연물신약연구, 애엽추출물 DA-9601(스티렌) 약리연구를 담당한바 있다. 주요수상경력으로 IR장영실상과 오송신약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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