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 의해 지난 2000~2008년 기간에 허가를 취득한 신약들이 연간 7.5개에 달했던 것이 2009~2016년 기간에는 연간 14.6개로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항암제 신약이 특허취득을 거쳐 영국 정부 산하의 의약품 비용효용성 심사기구인 NICE에 의해 급여적용을 승인받기까지 소요된 평균기간을 보면 같은 기간에 12.7년에서 14.1년으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바꿔 말하면 영국에서 국가의료제도(NHS)의 적용을 받는 환자들이 새로운 항암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할 수 있기까지 더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는 의미이다.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를 취득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석결과를 보면 암 연구에서 발빠른 진보가 이루어지면서 개발되어 나온 항암제 신약건수가 크게 늘어났지만, 그 같은 노력이 신속한 환자 접근성 확보로 귀결되면서 결실을 맺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암연구소(ICR)는 4일 공개한 ‘특허취득에서 환자 사용까지: 혁신적인 항암제들의 접근성 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암연구소가 지난 2000~2016년 기간에 EMA에 의해 허가를 취득한 97개 항암제 및 177개 적응증을 면밀히 분석하고, 새로운 치료제들이 환자들에게 공급되면서 의료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한 후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항암제 신약의 개발은 암의 유형에 따라서도 현격한 격차가 눈에 띄어 유방암 치료제의 경우 2000~2016년 기간에 15개가 허가를 취득한 데 비해 뇌종양 치료제는 전무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아울러 NICE가 가장 혁신적인 치료제들이 환자들에 의해 사용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혁신적인 신약들이 혁신성이 덜한 신약들에 비해 NHS의 적용대상으로 승인받는 비율이 오히려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암연구소는 암의 유전적 특성을 기반으로 환자들을 선별하기 때문에 종전에 비해 규모가 작고, 한결 스마트해진 임상시험을 거쳐 표적항암제들이 허가를 취득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신약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보고서를 보면 임상 1상 시험이 착수되어 EMA의 허가를 취득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이 지난 2000~2008년 기간에는 평균적으로 7.8년으로 집계된 반면 2009~2016년 기간에는 9.1년으로 도리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신약이 NICE에 의해 급여적용을 승인받기까지 소요된 평균기간을 보면 2009~2016년 기간에 16개월이 걸린 것으로 조사되어 2000~2008년 기간의 16.7개월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암의 유형에 따른 신약개발에도 확연한 차이가 눈에 띄어 2000~2016년 기간에 허가를 취득한 항암제들 중 일부인 64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혈액암 치료제들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방암 치료제의 경우 15개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뇌종양 치료제, 식도암 치료제, 방광암 치료제 및 자궁암 치료제는 허가를 취득한 사례가 전무했으며, 간암 치료제는 단 1개에 그쳤다.

게다가 EMA에 의해 승인된 97개 항암제 중 8개, 177개 적응증 가운데 불과 10개만이 소아암 치료제 및 치료용도를 승인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고형암 치료제는 2개에 불과했다.

매년 새로 발생하는 소아암의 60% 정도가 고형암인 데다 소아 고형암이 소아 혈액암에 비해 난치성인 경우가 많은 현실과는 주파수를 달리하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밖에 암연구소는 2000년 이래 EMA에 의해 허가를 취득한 항암제 5개 가운데 1개 정도의 개발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것으로 파악되어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 NICE가 혁신적인 신약들의 급여적용을 승인하는 데 인색한 양상을 나타낸 것은 아쉬움을 곱씹게 했다. EMA가 허가한 고도 혁신성 신약 가운데 38%만이 NICE에 의해 급여적용을 승인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에 비해 중등도 혁신성 신약들의 경우에는 40%, 저도 혁신성 신약의 경우 53%가 NICE에 의해 급여적용을 승인받은 것으로 집계되어 엇박자를 드러냈다.

암연구소는 NICE가 혁신성의 의미를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가 높은 영역에서 해당신약이 나타낸 효능에 대해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까닭에 이 같은 엇박자가 눈에 띄기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새로운 기전으로 암을 공격하는 진정한 혁신성에는 충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암연구소의 폴 워크먼 소장은 “분석작업을 진행한 결과 항암제의 발견, 개발, 허가 및 평가에 이르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영국의 생생한 현실이 오롯이 드러났다”며 “혁신적인 신약들에 대한 환자 접근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뒤이어 “항암제 연구·개발의 미래를 보면 규모가 더 작고, 더 스마트하면서, 한층 간결해진 임상시험을 거칠 것으로 사료되고 있는데, 정작 환자 접근성 확보에 소요되는 시간을 늘어나고 있어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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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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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로서 정말 공감백이다
살릴수 있는 약은 허가가 안나던지
조금 바꿔 치료가 아닌 유지 되는 수준으로
그저 돈벌이용 사업용으로 둔갑하여 나오는듯 하다
나도 살고 싶은데ᆢᆢ
신약이 나왔다해도 써보지 못하고
힘들게 고생하다 결국 다 내주위엔 가네
밥그릇 앞에 두고 기다려 해서 기다리다
배고파 죽는 슬픈 현실이다
(2018.12.06 07:49)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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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추천 1    반대 0    신고 x

시의적절 좋은기사 굿 입니다 (2018.12.05 08:11)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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