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리병 치료에서 미해결 과제인 혈관질환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이 개발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한용만 교수는 최근 미래의학연구재단이 개최한 '2021 Bio-Venture Competition & Congress' 학술대회를 통해 “희귀질환 전분화능 줄기세포 활용”을 주제로 기술 이전에 성공한 파브리병 임상물질의 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파브리병은 알려져 있다시피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되며 중간 대사물인 Gb3가 세포 내에 축적되면서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되는 희귀질환이다. 한용만 교수는 “현재 파브리병을 치료하는 방식은 결핍된 α-갈락토시다아제A(α-galactosidase A/GLA) 효소를 투여하는 요법이 쓰이고 있지만 궁극적인 치료 방법이 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효소대체요법을 오랫동안 적용할수록 파브리병 환자들에게 질병부하(disease load)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 한 교수는 “2017년 아산병원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파브리 환자 중 10년 이상 효소요법을 병용한 경우 심장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교수는 “파브리병의 큰 특징은 진행성 합병증을 동반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남성환자들이 심부전 또는 뇌출혈 등으로 50세 전후로 사망한다.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내용처럼 GLA 효소 대체 치료제가 갖는 혈관질환 발병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역분화 줄기세포를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GLA 효소 요법, 심혈관 질환 위험 가중…혈관내피세포의 ‘관형성능 회복’이 관건

한용만 교수는 파브리병이 혈관질환과 연관 있다는 점에 착안해 파브리병 환자에게서 추출한 역분화 줄기세포를 만든 다음 이를 혈관내피세포로 분화시켰다. 

관건은 혈관내피세포의 관형성(tube formation) 능력의 회복이다. 한 교수는 "일반적인 혈관내피세포는 관형성능력이 있어 혈관을 구축하지만 파브리병 환자의 혈관내피세포는 관형성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며 "이는 재조합효소를 투여해 질환을 예방하는 것과 상관없이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파브리병 환자의 혈관내피세포에는 혈관생성인자의 유전자는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고 항혈관생성인자인 TSP-1(thrombospondin-1)와 유전자의 발현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파브리병 혈관내피세포에는 TGF-β 신호전달 체계가 활성화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한 교수는 “TSP-1과 pSMADS2와 같은 항혈관생성인자가 파브리병 환자의 혈관내피세포에서 증가하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고, 이러한 기전을 통해 파브리병 환자의 혈관내피세포의 관형성 능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먼저 TGF-β 억제제를 처리하자 항혈관형성인자(TSP-1)의 발현이 감소하고 반면에 혈관형성 관련 인자들(KDR, eNOS)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TGF-β 억제제에 더불어 TGT-β 신호전달체계를 억제하자 파브리병 혈관내피세포의 관형성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한 교수는 “여기서 힌트를 얻은 것은 관형성능이 회복된다면 효소대체요법 외에 아마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도 FDA에 승인된 TGF-β 억제제가 없는데 이는 신호체계는 모든 세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TSP-1·pSMAD2 조절하는 임상유효물질 4종 발견…“기술이전 통해 전임상 계획 중”

TGF-β 대신 한 교수는 '항혈관형성인자'가 TGF-β 신호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으면서 혈관내피세포에 존재하기 때문에 독립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의 예측대로 TSP-1 조절로 인해서도 파브리병에 있어서의 혈관 내피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한 교수는 “TSP-1을 억제시킨 혈관내피세포에서 혈관형성관련인자들의 발현이 증가하고 TGF-β가 감소했다는 것은 관형성능력이 회복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임상화합물을 선별해 다양한 농도에 따라 관형성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구체적인 동물실험에 착수했다. 

한 교수는 파브리병 질환 모델 쥐를 통해 분자생물학적 표현형을 분석하고자 했다. GLA 넉아웃군과 과발현된 TSP-1군의 쥐 모델에 심장 초음파 분석을 하자 좌심실 후벽이 두꺼워져 있었고 심장의 수축능을 나타내는 그런 분핵 단축률 또는 구혈률 자체가 저하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용만 교수는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지금까지 정리한 유효물질 4가지에 대해 전임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수는 4종 유효물질은 TSP-1발현과 pSMADS2 신호전달체계 활성화를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현재 이 기술을 이전한 회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임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생동성 시험을 통해 파브리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찾아내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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