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은 '세계간염의 날'이다. B형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3억 5천만 명의 만성 감염자가 있고 매년 60만 명 이상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중요한 질환이다. B형간염 백신이 상용화되기 이전인 1980년대 우리나라의 B형간염바이러스(HBV) 감염률은 8-10%의 높은 수준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1983년 국내 처음으로 백신이 선보인 이후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통해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HBsAg 양성률이 10세 이상의 남성 3.2%, 여성 2.9%로 낮아져 2008년 이후 꾸준하게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만성간염 및 간경변증 환자의 약 70%, 간세포암종 환자의 약 65-75%에서 HBsAg이 검출되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도 만성 B형간염은 우리나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B형간염은 C형 간염처럼 RNA가 아닌 D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완치제도 없다. 

▲ 한국간환우협회 민경윤 회장
민경윤 환우회장은 수직감염으로 B형 간염을 앓다가 40대에 음성 판정까지 받았지만 그런 그에게도 간암은 예고치 않게 어느 날 찾아 왔다. 민회장은 간암 선고를 받은 2015년부터 환우회를 이끌어 오면서 환우들의 간염 또는 간암 투쟁기를 지켜봐왔다. 

“간암으로 진단받았던 것이 참 어이없게 느껴졌던 것이... 지난 십여 년 넘게 건강검진을 꾸준히 잘 받아오면서 ‘거친 간 소견’으로만 듣고 그 외 어떠한 진료 소견도 듣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2015년 10월에 갑자기 간암 선고를 받았습니다. 알아보니 B형간염을 오랫동안 앓았다면 면역 제거기 때 간손상이 너무 심해져서 오히려 간수치가 안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간수치 정상이면 안전? ‘큰 오산’‥현행 보험급여, B형간염 관리에 실질적 혜택 미미”

민경윤 협회장은 이를 계기로 간염에 대해서 홀로 공부하며 한국간환우협회(우리간사랑)을 만들었다. 그는 간암에 대해서 공부하며 ‘항바이러스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B형 간염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간손상도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현행보험에서 제시하는 처방 기준이 간수치에만 맞춰져 있어 B형 간염의 임상적 특성을 반영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민 회장의 주장이다.

“우리나라 현재 급여 기준은 간수치가 80이 넘어야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됩니다. 그런데 간염은 수직감염의 경우라면 모체에서 물려받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공존하다가 면역제거기로 전환되면서 20대가 넘어서 간수치가 치솟습니다. 이때가 확실하게 급여 기준에 적용되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할 수 있는 시기인데 20대 젊은 나이대라 정기검진을 받지 않고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최근에 환우회에서도 갑작스레 간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30대 여성 셋이나 된다며 그들도 B형 간염에서 비롯돼 간암으로 번진 경우라고 설명했다. 3명 중 2명은 혈청전환이 된 이후 나았다고 여기고 있었고, 다른 한명은 재활성화가 된 경우였는데 셋 모두 B형 간염 보균자임을 알고 있었지만 간수치 결과 항바이러스제 처방 급여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제때 항바이러스제를 처방 받지 못했다. 

그들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간암이 전이된 상태였다. 민 회장은 “치료가 개입되야 하는 골든타임이 지나고 나면 자연 경과 중 면역 제거기를 거치고 재양전(e항원양성)이 반복되면서 결국 간은 크게 손상되고 간암으로까지 번진다”고 말했다.  

▶B형간염 환자 혈청전환 후 ‘나았다’는 것은 오해‥e항원 음성이라도 DNA 수치는 억대

그는 대한간학회에서 2018년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처음으로 재양전에 대해서 언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면역 제거기 이후에 HBeAg 혈청전환이 이루어지면 그야말로 '간염이 나았다'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그게 아니라는 거죠. 혈청전환 이후 크게 3가지 임상상으로 나누어 설명될 수 있는데 ▲ HBeAg 재검출 및 불검출의 반복 ▲만성 B형간염 면역비활동기 혹은 ▲HBeAg 음성 면역활동기로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민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간단한 피 검사만으로는 간손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가 없다. 이런 이유로 20대 면역제거기 때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놓친 사람들은 초음파 등의 정밀검사로 간손상도를 파악해 비급여 처방이라도 받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민 회장은 “간염에 대한 이해도가 항바이러스제가 출현하기 이전 시대에 머물러 있다”며 현행 건강보험 제도가 갖는 모순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행 보험 제도대로라면 B형간염 환자가 급여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20대 나이에 고작 6개월(면역제거기) 남짓 됩니다. 그 이후 B형간염 바이러스가 몇 만 IU/L이 검출되더라도 현행 보험대로라면 간수치가 정상의 2배가 넘는 80까지 도달하지 않는 한 보험급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사실 간암으로 커진 후에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만 되어도 보험 지급해주겠다’는 것은 너무 늦어버린 시점입니다.”

간수치에 발목이 잡혀 제때에 간염 치료가 개입되지 못하는 부담은 오롯이 환자의 몫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 민경윤 회장은 “간염 환자의 간수치가 정상범위 안에 있더라도 바이러스가 다량 검출되는 환자는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지만 의사입장에서 비급여 처방을 권하기도 난감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B형간염 환자라면 간수치 범위에 의존해 판단할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공부하고 의사들에게 비급여 처방도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윤 회장은 이미 학회에서는 18년에 기존의 간수치보다 더 낮은 기준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에서 이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민 회장은 학회에서도 심평원에 간수치 범위를 개정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학회 B형간염 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정상 간수치가 남성은 34 IU/L, 여자는 30 IU/L이 타당하다고 제시했지만 현행상 건강보험의 AST, ALT 기준 모두 40 IU/L로 현재까지 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정상 간수치를 남성 30(IU/L), 여성 19(IU/L)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항바이러스제 복용해야 간암 발병 피할 수 있어…간경변·간섬유화, 간암 부르는 요인

실제로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항바이러스 치료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면, 염증이 호전되며, ALT가 정상화되고, 섬유화가 개선되며, 간세포암종의 발생을 줄어들고, 간질환 사망률이 낮아진다‘고 설명한다. 

민 회장은 덧붙여 “간암은 간염으로 손상된 간세포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는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찍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다면 간암은 걱정될 것이 아닙니다. 현행 간경변에 대한 보험 수가도 바뀌어야 합니다. 유럽은 간경변 환자에게서 간염 바이러스만 검출되어도 보험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국내의 간경변 급여기준에도 간수치를 비롯한 여러 조건들이 붙다 보니 치료 속도가 더뎌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민경윤 회장은 이제 커뮤니티 형식에서 벗어나서 보다 환자들과 밀접한 의학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비영리 재단을 설립했다. 민 회장은 “간염환자 수는 전체적으로 줄고 있지만 간암이라는 치명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환자들이 나서서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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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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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 바이러스와 간암에 관한 실질적은 정보네요.
인터뷰 기사 , 유익하게 잘 읽고 갑니다.
경직된 심평원의 간수치 관련 지침이, 하루빨리 개정되어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높은 분들이 치료에서 보험재정의 혜택을 받기를 빕니다.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네요
(2021.09.28 11:07)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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