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백신 민족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국 우선주의를 제한하는 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는 워싱턴 통상정보를 통해 지난 7월 28일 진행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웨비나 ‘코로나19 백신 민족주의의 부상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백신 관련 유일한 정책적 도구는 자국우선주의를 제한하는 협정 체결이라며 백신 개발이 진행될수록 공평하고 효율적인 공급체계 구축 시간이 부족해지는 만큼 신속한 세계적인 협력을 강구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됐다.

또한 백신 관련 무역·투자 협정은 기존 무역협정을 토대로 발효될 수 있으며 참여국 간 상호보완적 협력을 통해 효과적인 백신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웨비나에서는 7월 초 기준 코로나 백신 후보군은 160개, 임상시험 백신은 21개로 집계됐지만 후보물질이 백신으로 입증되기 이전부터 백신 제조능력이 없는 국가를 비롯한 많은 국가가 백신 우선 확보를 위해 경쟁 중이라고 짚었다.

이를 감안할 때 백신 보급에 있어 공평하고 합리적인 국제적 협약이 부재할 경우 자국 국민을 최우선시 하는 백신 민족주의(Vaccine Nationalism)가 만연할 것이라며 국제적인 조율과 협약이 국제적인 조율과 협약이 없다면 전 세계 각국은 백신 관련 재료의 가격인상을 통해 타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백신 또는 백신 물질 가격 인상 등은 백신의 접근성을 차단하고 부유한 국가가 백신 공급망을 독점하게 만들 것이고, 백신 접근이 차단될 경우 저소득 국가는 백신보급 후순위로 밀려나 수십억 명의 노인, 취약계층, 의료 종사자가 질병의 위협에 계속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각국은 백신 구성품인 원료부터 주사기, 바이알(Vial) 등을 대상으로 수출을 규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또 다른 공급망 붕괴를 야기할 것이라며 일부 국가는 경제적,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고, 백신 민족주의는 불필요한 경제·인도주의적 문제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등 향후 전 세계가 직면한 과제해결을 위한 국제협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국가가 백신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코로나19 백신 공급 초기에는 한정된 국가만이 백신에 접근할 것이며 물량 확보를 위한 각국 간 경쟁으로 백신 공급이 더욱 지연될 것이고, 실제 역사적으로 백신 개발 및 생산은 미국, 유럽연합, 영국에 기반한 4개의 다국적 대기업에 의해 시행돼 왔다는 것.

여기에 인도의 세럼 연구소(Serum Institute) 등 현재 세계 10여개 백신개발 및 제조사만이 수십억명 분의 백신 제조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일부 후보약물의 경우 제조공정이 새로운 기술에 기초해 생산규모를 늘리고 백신을 적시에 승인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며 각국은 백신 보유분에 대한 자국민 투여를 우선순위로 둘 가능성이 있어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는 백신보급의 후순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제조 국가나 기술적 한계로 일일생산량이 한정적일 가능성도 있어, 백신 민족주의는 대유행 기간을 연장하고 더 많은 사상자를 낳을 것이며 이미 취약한 의료 체계와 경제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이 2021년까지 지속될 경우 전 세계 4,000만명이 사망하고 세계 경제 생산량이 12.5조 달러 감소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종식에 세계 이목이 집중돼 있으나 이에 대한 협력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1~5월 중 70여개국이 의료장비 및 개인 보호장비(PPE) 확보를 명분으로 수출을 통제했으며 이중에는 백신 후보군을 실험 중인 국가도 포함됐다. 2009년 세계 28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신종플루(H1N1) 유행기간에도 선진국의 행보는 비슷했으며 당시 부유한 국가가 백신 관련 물품을 독식했다.

당시 WHO 호소로 미국, 호주, 캐나다 등 6개국이 자국 백신의 10%를 빈곤국에 할당했으나 이는 자국내 수요가 충분이 확보된 이후였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Melinda Gates Foundation),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비롯한 다수의 비영리 단체는 지난 4월 24일 백신 공급 국제협력체제인 ACT Accelerator를 구성해 백신공급 지연 최소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미국과 인도 등 주요 백신 제조국을 유치하는데 실패했다.

이러한 비영리 단체의 노력으로 취약국가의 백신공급 지연이 완화될 전망이지만 백신 제조능력을 확보하고 백신 민족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와의 경쟁은 불가피하고, 비영리 단체의 백신공급 지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파키스탄, 남아프리카, 남미 등 중간소득 국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미 美 트럼프 행정부는 2021년 1월까지 자국 국민을 위해 수억개(예상)에 달하는 백신의 조기 조달을 위해 Operation Wrap Program을 구축, 100억 달러를 할당했으며, 인도의 세럼연구소(Serum Institute)도 자체 생산하는 백신은 초기 13억명 인도 국민에게 우선 공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제적 협력이 미흡한 가운데 공급난을 해결할 방도가 없어지자 각국은 자국 내 물량 우선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는 백신 개발국 및 생산국가와 협상하기 위해 포용적 백신 협의체(Inclusive Vaccine Alliance)를 결성했으나 이는 현재 EU 회원국을 대신해 백신 후보군의 물량을 비축하기 위한 성격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지난 5월 WHO 세계보건회의에서 중국이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전 세계와 공유할 것이라 언급했으나 시점은 밝히지 않았고, 미국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최초의 약물중 하나인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모든 물량을 사들였고 이는 세계 3개월 치 공급량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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