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임상시험(virtual trial)은 스마트 디바이스 또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데이터를 전자로 수집하는 방식이다. 즉 모바일 헬스 솔루션에 기반한 임상시험 방식으로, 환자들의 시험기관 방문을 줄이고 임상시험 제약사 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까지 가상임상시험에 대한 인식이 미비할뿐더러, 규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적극적인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가상임상시험을 구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인들은 많지만, 우선적으로는 규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약업신문은 모바일 헬스 솔루션 기반 임상시험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는 메디데이터의 모바일 헬스팀 마이클 터커(Michael Tucker) 이사를 만나 임상시험 방식의 변화 및 가상 임상시험의 장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메디데이터 마이클 터커 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임상시험 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는 것 같다. 현재 글로벌 임상 트렌드는 어느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가.

지난 20년간 종이로만 진행해오던 임상시험 방식이 점차 디지털화되고 있다. 임상시험이 디지털화되며 가장 처음 등장한 개념은 EDC(Electronic Data Capture, 전자 자료 수집)로, 전자 시스템을 이용해 모든 종류의 임상 데이터를 규격화된 양식에 맞춰 온라인으로 수집했다. 그 다음으로는 eTMF(Electronic Trial Master File, 전자임상마스터파일)이 등장해 정부기관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임상시험 기본문서를 관리하는 솔루션이 임상시험에 적용됐다. 최근 들어서는 모바일 스마트기기가 보편화되면서 정보를 수집하거나 공유하는 방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 규제당국과 공유하는 근거 자료(Source Date)에도 환자들이 직접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웨어러블기기 등을 통해서 전달한 자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 모바일 헬스 솔루션을 활용한 양질의 데이터 확보 및 활용은 왜 중요한가.

이는 총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먼저 FDA나 식약처 같은 규제기관 측면에서는 신약승인을 할 때 데이터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양질의 데이터는 규제기관의 신약 승인 과정에 있어서 결정적인 근거 자료가 되기에 모바일 헬스 솔루션을 통한 데이터 확보는 중요하다. 임상시험 의뢰자(Sponsor) 측면에서는 임상시험 실시기관에 환자가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어지는 관계로 이에 따른 부가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또 모바일 임상시험 솔루션을 활용할 경우 의뢰자가 실시간으로 환자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시간 및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메디데이터의 경우 대표적인 사례로 약 15,000명의 환자들이 참여한 ‘어댑터블(ADAPTABLE)’ 아스피린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 경우 6만3천여회의 방문을 가상으로 전환함에 따라 환자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으며,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200만 달러 정도였다.


- 모바일 헬스 솔루션을 도입한 임상시험이 환자 모집이 쉽지 않은 희귀질환, 유전자질환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나.

환자를 모집할 때, 일반적인 질환인 당뇨병이나 심장병 같은 경우는 사실 서울 내에서도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집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희귀병이나, 유전병 같은 경우 전 세계적으로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수가 소수일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찾았다 하더라도 서울에 있을 가능성은 희박할 수 있다. 그러나 가상임상시험과 같이 모바일 헬스 솔루션을 임상시험에 도입한다면, 원격으로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서, 물리적인 거리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소수일 경우에도 참여 접근성 제약이 극복되는 것이다.


- 가상 임상시험에서는 환자의 임상 참여 동의를 전자 형태로 받는다고 알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다 보니 불안감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환자 전자동의서(eConsent) 같은 경우에는 목적이 오프라인으로 하는 동의과정을 대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환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개발됐다. 전자동의서를 사용할 경우 환자들이 영상도 볼 수 있고, 직접적인 사진도 볼 수 있다. 동의서 내용 중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환자가 해당부분에 체크를 하고 질의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서 참여하는 임상시험에 대한 환자의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다. 대체되는 개념이 아니라 환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동의서라고 봐주시면 된다. 오프라인으로 직접 동의서 작성을 진행하되, 보충되는 자료로서 전자동의서가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전자동의서를 활용한 환자의 이해도 증진은 중요한 개념이다.


- 디지털 사회에서 보안 문제를 빼놓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환자들의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보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가.

이제는 정보가 원격으로 전송되는 사회이다 보니, 임상시험에서도 반드시 보안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데이터가 많다. 메디데이터의 경우, 여러 조치를 통해 보안을 위한 안전조치를 갖추고 있다. 데이터를 암호화시키고,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없도록 비식별화하고 있다. 더욱이 기기에서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작 시점부터 암호화를 시켜서 전송을 하고, 서버에 저장되어 있을 때에도 역시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된다. 이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도 사전에 강력하게 설정해 특정 사람만 들어갈 수 있게 조치를 해 둔다. 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금융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방법들로 암호화를 실시하고 있고, 데이터가 저장돼 있는 상태에서도 암호화가 잘되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도 실시간으로 하고 있다.


- 모바일 기기로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휴먼 에러(human error)는 줄일 수 있겠지만, 데이터 무결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할 것이다. 이런 점들이 가상 임상시험에서는 얼마나 확립돼 있나.

메디데이터는 데이터를 검증하기 위해 ‘Edit Check’라는 것을 진행하고 있다. 보통 데이터를 수집할 때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서 자료를 받을 때가 있고, 스마트폰을 통해 받을 때가 있는데, 이 때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실제 환자가 맞는지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메디데이터의 경우 Positive Identification Check(적극 식별 체크)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Validation Check라 해서 그 사람이 맞는지 검증을 하는 방식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번에 해당 환자가 보고했던 정보와 비교를 하는 체크 방식이다. 전 수치와 확연하게 다른 점은 없는지 같은 비교 요인을 분석해서 edit check를 실시하고 있다.


-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전통적인 임상시험 진행 방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헬스 솔루션을 활용한 임상시험이 한국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제가 2년 전에 한국에 방문했던 당시 한국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었던 것이 전자동의서(eConsent) 였다. 그 당시 전자동의서 관련 한국에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전자서명 부분이었다. 사람들이 태블릿과 기기에 전자서명 하는 것이 합법화되지 못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경우, 전자서명에 대한 규제부분은 해소됐으며 식약처에서도 11월 전자동의서 관련 가이드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비록 한국이 규제 개선을 통한 모바일 임상시험 진행 속도가 해외에 비해 느릴 수는 있으나, 한국 규제기관인 식약처도 변화를 원하고 있고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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