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방준석 교수
‘약국경영대상’은 약업신문이 주최하고 유한양행이 협찬하는 연례행사로서, 개별 약사가 아닌,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약료 및 경영 활동이 전개되는 약국을 대상으로 함께 근무하는 모든 약사와 조무인력이 협력하여 이뤄내는 총체적 서비스의 질과 주민에 대한 보건의료사회적 영향력을 평가하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축제이다.

전국의 우수약국을 심도 깊게 평가하고 발굴하고자 16개 시도약사회를 매년 한 곳씩 순회하며 개최되는데, 관할지역이 넓은 서울시와 경기도는 2년씩 진행되므로 실제로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이 축제가 개최되는 기회는 18여년만에 돌아오므로 약사로서 평생에 한번 수상의 기회가 주어질까 하는 정도로 희소하며 영예로운 행사이다. 올해는 이 축제의 개최지가 바로 전라북도였다.

본 행사는 전라북도 약사회의 1차 심사로 총 16개 약국을 선발한다. 빠르게 변모하는 보건의료시장 및 경영환경에서 소비자의 욕구와 국민의 건강생활 향상에 기여하는 약국은 전문성 높은 약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곳이며 각 약사는 차별성을 지닌 혁신가(Innovator)들이기에 이들을 임상현장에서 직접 만나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다.

본선 심사진은 8명 정도인데, 올해는 약업신문 대표자, 유한양행 임원과 현지실무자, 전북약사회 임원,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심사위원장은 가천대학교 약학대학의 유봉규 교수께서 담당하였다.

유 교수께서는 대한약국학회(http://www.koacp.org/) 회장과, 우리나라 인사로는 사상 최초로 세계약사연맹(FIP)의 약국분과 상임위원을 역임하셨으며, 국내외에서 약국도 경영하셨기에 약국발전과 약사직능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각별한 분이다.

현장심사는 통상 4개 영역 10여개 세부항목의 평가지표를 각 심사위원이 평가하고 합산하여 순위를 정한다.

약국의 외형이나 가시적 모습 등 선입견에 빠지지 않도록 약사와 종업원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도 실시하며, 약국의 내외 청결도, 상품 진열상태는 물론, 고객대기실, 조제실, 약품창고, 직원휴게공간과, 대표약사의 약료서비스 및 경영철학과 실행체계, 근무약사와 직원의 고객응대 및 업무처리 숙달도와 교육훈련체계, 인사조직관리체계, 문제상황시 해결역량, 동시다발적 업무처리역량, 차별화되고 특화된 시장/고객 맞춤서비스의 종류와 품질, 그리고 고객관점에서 안락함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므로 약국경영대상 선발행사는 우리나라 약국이 가져야 할 본질적 역할에 대한 성공사례와 우수모델을 도출하고 격려하며 그 장점이 전국으로 확산되도록 알리는 목적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전라북도약사회는 관내 800여개 약국에 등록회원수가 1,500여명이다.

전북약사회 회장께서는 전국적으로는 소규모 약사회라고 겸손하게 소개하였지만, 수일간 현장에서 체험하고 느껴본 회원들의 결집력과 개별 약사의 역량은 단연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우수하였고 모범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매우 인상적이고 칭찬받아 마땅한 전북약사회에서 1차로 선발된 약국들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느낀 소감이자 시상한 약국에서 발견된 공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표약사가 지닌 확고한 경영철학과 실행체계의 우수성이다.

필자는 약국경영대상은 물론,언제 어떠한 약국을 방문하더라도 대표약사를 접할 때면 귀 약국의 특징과 장점이 무엇이냐고 질문한다. 그러면 탁월한 경영자일수록 이런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잘 준비된 대답을 들려준다.

경영이론적으로 ‘전략목표’, ‘비즈니스 모델’, ‘조직문화’는 시장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가치생산력, 경영 지속력을 보장하는 3대 요소이다.

이른바 잘되는 약국, 소문난 약국, 활기찬 약국은 어김없이 대표약사의 경영철학과 마인드가 확고하므로 특유의 자신감과 체계화된 실행력 때문에 약국에서 풍기는 분위기에 절도가 있고 업무처리도 일사분란하다.

또한 위 세가지 관점에서 자신의 약국 장점과 전략을 명확히 표현한다.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은 경영요소별로 핵심을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환경 및 내방고객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완벽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환경변화에 민감하고 이미 단기, 중기, 장기 경영계획이 확립되어 있다.

이런 약국은 어떠한 시장환경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본역량을 보유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동료약사나 지역주민이나 제 3자가 약국에 들어오면, 뭔가 충만한 에너지와 성공예감을 느낄 수 있다. 이번에 수상한 모든 약국들은,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 이러한 보편적 특징을 보유한 약국들이었다.

둘째, 약국 공동체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꾸준하며 균형감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인다.

독불장군(獨不將軍)이라고, 성공하는 경영자는 절대 혼자서 일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조직이나 협력체의 위력을 알며 이를 잘 활용한다.

필자가 늘 안타까운 점은 우리나라 23,000여개 약국의 75% 내외가 1인 약사가 운영하는 나홀로 약국이란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약국일지라도 대부분 적어도 1인 이상의 조무인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2인 이상이 모여서 공통의 목표를 추구한다면 그곳은 이미 ‘조직’이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인사관리가 체계화되고 실행의 우수성을 보유하지 못하면 더이상 발전하기 어렵다.

백지장도 서로 받들면 낫다는 것은 평범한 진리이지만 약국조직을 경영하는 약사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중요한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우수한 약국으로 손꼽히거나 이번에 수상자로 선발된 약국들은 조직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구체적인 체계(system)와 기술(skill)을 보유하였다.

역시 정도의 차이일 뿐, 근무약사와 조무직원의 역할과 책임(Roles & Responsibility, R&R)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었다.

심지어 파일이나 책자형태의 약국내 매뉴얼을 보유한 경우가 많았고, 정기적 업데이트는 물론, 이를 근무약사나 직원의 교육훈련과 인사평가에 반영시킨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약사도 자신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공통점이 돋보였다.

이 같은 성향은 약학대학 실무실습생 교육활동 참여에도 나타나는데, 이런 부류의 경영자는 교육과 훈련을 통한 인적자원 개발에 본능적으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복잡한 약국업무를 약사 혼자서 처리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고 업무완료 시한의 결정자가 자신이므로 태만해지거나 시간-비용 효율성이 저하되기 쉽다.

반면, 다수로 구성된 조직체가 함께 움직이면 각자 능력에 따른 업무분장, 신속한 의사결정, 구성원 사이의 유익한 긴장감, 대체인력을 보유했기에 긴급사태 시 약국운영의 안정성 확보, 탈진(burn-out)현상 방지, 가치창출을 위한 핵심영역에 집중하게 되는 등 장점이 매우 많다.

이번 영예의 약국경영대상 수상자 중에는 약국직원의 번-아웃 현상에 대하여 장기간 유급휴가를 제공하면서 업무복귀를 기다려주는 등 모범적인 인간중심 경영을 실천함으로써 직원의 조직충성도, 직무만족도, 업무생산성을 모두 향상시키는 탁월한 경영성과를 창출하였다.

셋째, 내향적 혁신과 외향적 혁신이 균형을 이루며 중장기 발전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약국에서는 수년간 방문약료, 커뮤니티 케어, 초중고생 대상 의약품안전사용교육, 세이프 약국, 약국이 교실이다 활동, 자살방지 활동, 올바른 약물사용(올약), 약물부작용보고, 장학 및 멘토링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 중이다.

이를 정리해보면, 더 많은 소비자가 약국 안으로 찾아와 서비스를 받게 하는 내향적 혁신(inbound innovation)과, 약사가 약국 외부로 나가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향적 혁신(outbound innovation)으로 구분된다.

이 같은 약국역할의 변화와 확대에는 나름대로 균형점을 형성해야 한다. 경영적 관점에서 보면, 약국의 현존고객과 잠재고객이 보유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와 통점(pain-point)을 분석하여 약사 개인과 약국 조직의 역량을 고려하여 문제해결을 이룰 합리적 절충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유한한 경영자원을 활용할 때는 약국과 약사의 본질적 역할이나 실행역량을 자원의 보유수준에 맞춰 정확히 투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원적 내부역량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함 때문에 지나친 외부활동이나 비본원적 활동에 자원을 낭비하여 심한 불균형 상태를 초래하고 성과는 저조해진다.

이번에 약국경영대상을 수상한 약국들은 나름대로 인력, 시간, 재원, 봉사활동참여 측면에서 내향적, 외향적 혁신을 모두 달성하도록 적절히 분배하는 역량을 보유하였다.

물론, 각자의 상황은 다르겠지만 우리나라 평균수준의 약국에서 이상적이며 모범적인 표준 경영방식과 서비스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 지 앞으로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아쉬운 점도 몇 가지 느꼈기에 수상자를 포함하여 전국의 약사들에게 개선을 요청한다. 먼저,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개인의 전문성 개발노력 못지않게 약국이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과 질병의 예방 및 관리 주체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표현하는 대상과 방식도 중요한데, 약사면허증과 약국개설증은 비록 공간이 협소하고 여의치 않더라도 누구나 확인이 쉬운 곳에 게시해야 하는 법적조항을 준수해야 한다.

더불어 학술대회/세미나 교육수료증, 학위증, 자격증을 잘 보이도록 게시하여 약료전문인의 위상을 높이고 고객의 신뢰감을 얻는 것은 이미 세계적 추세이며 결코 허세가 아니다.

이번에 수상한 대다수의 약국들은 소장한 전문도서와 학위증, 자격증, 수료증을 고객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한 경우가 많았지만 아직 충분하지는 않았다.

또한, 소수의 약국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약국의 청결상태는 우수하였고, 의약품 포장박스를 고객공간에 적치하는 행태는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절도 있는 업무수행과 직원의 친절행위가 여타 의료, 유통 서비스 업종에 비하여 미흡한 수준이었다.

근무약사, 수련약대생, 직원의 복장상태, 명찰착용, 내방객 대상 화법과 시선처리(eye contact), 고객과의 크고 작은 갈등상황에 대한 해소역량이 미흡한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다수 약국과 약사가 공용 혹은 개인용 명함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 문화도 여전하였다. 자신의 연락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건강문제를 무시로 상담할 수 있는 ‘평생 건강지킴이’요 ‘단골약사’로서 자리매김 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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