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소화관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장내 미생물군집(Gut microbiota)이 기존에 알려진 역할 외에도 pH에 의한 암 발병 증가 및 인지 기능 저하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져 주목된다.

14일 여수엑스포컨벤션에서 개최된 2019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김동현 교수(경희대학교 약학대학)는 ‘장내 미생물군집: 건강의 친구 또는 적?(Gut microbiota: friend or foe in health?)’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장내 미생물군집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및 원생동물로 구성된다. 이들은 위 내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흡수 가능한 에너지로 발효시키고, 비타민을 생산하고 병원체로부터 보호하며, 선천적 및 적응성 면역 반응을 매개하고, 약물과 음식 성분을 대사한다.

김 교수의 장내 미생물군집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미생물을 갖고 태어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예전에는 무균 상태인 태아상태가 가장 건강한 상태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조금 다르다. 태어나기 전에 자궁 안에 미생물이 함께 있는 것은 그리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

이 사실은 우리가 자연분만이 이상적인 분만 형태라고 하는 이유와 연결된다. 자연분만은 자궁 내 존재하는 미생물이 산모의 질을 거쳐 아기의 소화관까지 정착된다. 그러나 제왕절개를 할 경우 어머니의 자궁 미생물이 노출될 경우가 없어, 피부에 노출된 미생물이 소화관미생물로 정착하게 된다.

김 교수는 장내 미생물군집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몇 가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장내 박테리아 종의 거주는 여러 위장 내 환경 조건 중에서도 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pH’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의 연구 결과, 실제 대장암 환자로부터 분변을 수집해 분석해봤더니 정상인 대비 암 발병 가능성이 20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장내 미생물들이 pH가 높을수록 다양한 발암물질을 가지고 있는 효소들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장암 환자는 정상인보다 pH가 높다.

또 대장 생태계 교란 인자 및 약물로 대장염 유발 인자인 ‘TNBS’와 항생제 ‘암피실린(ampicillin)’이 지목됐다.

김 교수 연구팀이 마우스 모델에서 TNBS로 인한 대장염을 유발시켰을 때, 질병 유발 마우스는 단순히 대장염이 아니라 인지 기능도 같이 손상됐다. 실험 1주일 후 장내는 대장균(E.coli)이 급격하게 증가해 있었으며, 젖산균(lactobacillus)은 감소해 있었다.

널리 사용되는 항생제인 암피실린 역시 마찬가지다. 암피실린을 대장염 마우스 모델에 투여하고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 해당 마우스 모델은 불안,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이 유발됐다. 이는 암피실린이 대장 미생물균총과 관계가 있을 것을 암시한다.

김 교수는 “장내 미생물은 다양할수록, 많을수록 좋다. 나쁜 미생물도 마찬가지다. 단, 좋은 미생물이 잘 기생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다. 나쁜 미생물들이 면역계를 자극하면 백신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소화관은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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