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케이주·인공혈관·인공유방보형물 등 '인포비아(Inphobia)'에 시달릴 정도"

식약처 국감에서 식약처 공무원들이 당면한 현안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표현이었지만, 국민이 겪는 '공포증(Phobia)' 역시 마찬가지로 부각됐다. 특히 집중된 것은 인보사에 대한 질타와 대책마련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7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산하기관을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의약품·의료기기 안전문제가 주요 화두가 됐다.

이날 가장 조명받은 대상은 역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발암위험성)로 확인돼 허가취소된 '인보사케이주'로, 문제를 발생시킨 코오롱생명과학과 이를 허가하고 사후관리도 미진했던 식약처가 집중적으로 추궁받았다.

정춘숙 의원, 김광수 의원 등은 중앙약심이 두 차례(2017년 4월 4일, 6월 14일)나 열리고 인원이 증원돼 '불허'에서 '허가'로 결정이 뒤집어 진 사항에 대해 의문을 갖고 질의했다. 인보사 허가를 위해 식약처가 편법적 방식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의경 처장은 허가를 위해 중앙약심을 다시 연 것이 아니라, 4월 4일 중앙약심 이전에 논의된 중앙약심에서와 논의결과가 배치돼 재검토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처장은 이날 국감에서 인보사 복용 환자 장기추적조사 현황과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장기추적 조사를 위한 환자 2명의 검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는데, 이 역시 6개월만의 사후대책으로는 너무 늦다고 지적됐다.

김승희 의원은 3000여명 정도의 대상 환자 중 의약품안전관리원을 통해 조사시스템을 등록하는데 2,300명만이 등록되고 나머지는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고, 코오롱의 거점병원 계획 25곳 중 15곳만이 지적됐고 그나마 협의를 완료해 장기추적조사가 시행된 곳이 일산병원 1곳뿐인 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남인순 의원도 코오롱생명과학의 자체평가(15년 장기추적조사)와 별개로 의약품안전관리원과 식약처의 평가 등을 통해 종양 등 부작용과 약물과의 인과관계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기동민 의원과 윤소하 의원은 오후 증인신문에서 일반증인으로 참석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를 크게 질타했다.

기동민 의원은 '인보사는 희대의 사기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 2년 전에 발생한 일(티슈진 공시 2017년 3월)을 회사가 보고받지 못한 채 올해 4월에나 알게됐다고 답변한 이우석 대표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 답변을 인정하더라도 발생한 30일 사이에도 판매중지 없이 324명의 환자에게 인보사 추가 투약을 허용한 점에 크게 분노했다.

윤소하 의원 역시 세포가 바뀐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능력부족', 알고도 밝히지 않았으면 '국민사기극' 둘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인보사 사태 이후 6개월이 지나 환자들이 방치되는 동안 식약처와 코오롱 누구도 처벌받지 않고 책임지지도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들 의원은 이우석 대표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적극적 사후관리 대책을, 이의경 처장에게는 코오롱에게 사후대책을 맡겨만 놓지 말고 인보사 안전성과 관련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 이의경 식약처장(왼쪽)과 이우석 코오롱 대표

엘러간 등 '거친표면 인공유방 보형물'에 대한 관리 및 사후관리 부실에 대해서도 의원 질의가 잇따랐다.

김광수 의원은 5년 반동안 인체삽입의료기기 부작용 발생 4,839건 중 실리콘겔 인공유방이 81%에 달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하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남인순 의원은 엘러간사의 거친표면 인공유방이 희귀암을 발생한다는 정보를 식약처가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국내에서 희귀암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프랑스와 캐나다 등 외국과 같은 적극적 사전예방조치(사용중단)를 취하지 않은 늑장대응을 지적했다.

한국엘러간 김지현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한 최도자 의원은 인공유방 피해보상 지원기간을 확대하는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최도자 의원이 증상없는 환자들에게 '2년' 안에 수술해야 보상을 지급한다는 전제조건을 문제삼으며 수술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지적하자, 김지현 대표가 이에 공감하며 기간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인공혈관'의 경우, 남인순 의원이 소아심장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과 봉합사의 경우 미국 고어사가 한국시장 철수한 후 뒤늦게 수급대책에 나섰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인재근 의원도 고어사 인공혈관 공급부족 이후에도 의약품·의료기기 해외 의존률을 식약처가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발암물진인 NDMA가 발생해 전량회수조치되고 다수 품목이 판매중지·급여중지 된 라니티딘 사태에 대해서는 기간이 짧은 만큼 큰 깊은 분석이 이뤄지지 못했으나, 역시 식약처의 늦장대응이 지적되기도 했다.

남인순, 정춘숙, 기동민 의원은 식약처가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를 겪고 나서도 라니티딘 안전성 문제를 미국 FDA나 유럽 EMA보다 5일 늦게 파악한 점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정춘숙 의원은 미국·유럽등과 안전성 정보를 공유하는 비밀유지협약 체결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식약처 국감에서는 그외에도 의약품 이슈와 관련 의약품 해외직구 온라인불법 유통 문제를 비롯해 의료용 마약 도난·분실, 약물부작용, 주사기·수액관리 이물질 혼입 증가, 에토미데이트 관리감독 촉구, 신약파이프라인 부족,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오남용, 의료용 대마 관리 문제 등 다양한 의약품 현안 문제가 함께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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